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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짝 있으면 더 맛있습니다…각국 커피의 ‘단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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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커피는 중국 등 일부 불모지(?)를 제외하고는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기호음료다. 나라마다 커피를 만드는 방법부터 즐기는 방식까지 천차만별인데, 특히 커피의 맛을 두 배로 살려주는 ‘단짝’을 따지자면 나라의 특성이 여실히 드러난다. 커피에 어울리는 디저트 얘기다.

‘리얼푸드’에 따르면 커피의 기원에 대해서는 예맨의 한 목동이 발견했다는 설과 이슬람 수도자가 잠을 쫓기 위해 마시기 시작했다는 설, 두 가지가 있다. 두 가지 설 모두 커피의 시초는 유럽이 아니라 중동 쪽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 유럽으로 커피가 전해지게 된 계기를 따지자면 터키로 가게 된다. 오스만제국 시절 오스트리아 빈을 정복하기 위해 떠났던 이들이 커피를 가져갔는데 빈 정복은 실패하고 커피를 남겨놓고 떠나게 되면서 유럽으로 커피가 전해졌다는 것이다.

터키시커피와 로쿰

유럽게 커피를 전해준(?) 터키는 ‘터키시 커피’라는 독특한 커피가 있다. 곱게 간 원두를 ‘체즈베’라 부르는 주전자에 넣고 물과 함께 섞은 다음 약한 불에 올려 끓이는 것이다. 맛이 고소하고 매우 진하다.

이 터키시 커피는 식후에 많이 먹는데, 여기에 잘 어울리는 디저트로 ‘바클라바’나 ‘로쿰’이 있다.

바클라바는 얇고 투명한 파이 반죽 위에 견과류와 시럽을 올리고, 이를 겹겹이 쌓아 구워낸 파이다. 바삭한 페스트리 특유의 식감에 견과류의 고소함과 시럽의 달콤한 맛이 어우러져 ‘페스트리의 여왕’이라고도 불린다. 바클라바의 또 다른 별명은 ‘지옥의 달콤함’이다. 강한 터키시 커피를 달콤한 맛으로 감싸줄 정도다.

로쿰도 달콤한 맛으로는 바클라바 못지 않다. 흔히 ‘터키시 딜라이트’라고 불리는 터키 고유의 젤리인 로쿰은 아이들 간식으로 그냥 즐기기도 하지만, 어른들은 커피와 함께 식후 디저트로 많이 먹는다.

터키 사람들이라고 해서 매끼 식후 디저트를 커피와 바클라바, 로쿰으로 마무리하지는 않는다. 젊은 사람들은 칼로리에도 신경을 많이 쓰기 때문에 살찌기 쉬운 바클라바나 로쿰은 명절 같은 특별한 날에 주로 먹는다. 일반적으로는 식후에 커피와 생과일, 요구르트 등을 먹는다고 전해진다.

터키가 본의 아니게 커피를 전해준 빈에서는 어떤 커피를 마실까? ‘빈’이라는 도시 이름을 듣는 순간 누구나 떠올리는 음료가 있을 것이다. 바로 ‘비엔나(빈) 커피’다.

빈은 커피 사랑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도시다. 빈 시내에 800여개가 넘는다는 커피하우스 문화는 유네스코가 인류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했을 정도다. 오죽하면 도시 이름을 딴 커피 메뉴가 있을까. 그러나 빈에서 ‘비엔나 커피’를 찾으면 우리가 흔히 아는 커피 위에 부드러운 크림을 올린 그 메뉴를 만날 수 없다. 비엔나 커피의 정식 명칭은 ‘멜랑지 커피’, 혹은 ‘비엔나 멜랑지 커피’다.

비엔나커피와 자허토르테

비엔나 커피로 오스트리아의 정취를 가득 느껴보고 싶다면 여기에 어울리는 디저트로 역시 빈을 대표하는 케이크인 ‘자허토르테’를 추천한다. 자허토르테는 촉촉한 초콜릿 케이크 시트 사이 사이에 살구잼을 바르고 다크초콜릿으로 겉면을 코팅한 케이크다. 1832년 제빵사 프란츠 자허가 오스트리아 외상이었던 클레멘스 폰 메테르니히의 주문을 받고 손님 접대를 위해 만든 케이크로, 큰 인기를 얻어 빈을 대표하는 음식이 됐다. 진한 초콜릿의 맛이 부드러운 커피와 잘 맞아 단짝으로 손색이 없다.

유럽의 커피 문화를 대표하는 도시가 오스트리아의 빈이라면 아시아의 대표적인 ‘커피 수도’는 어디를 들 수 있을까. 세계에서 가장 많은 양의 로부스타 커피를 생산하는 베트남도 있고 드립 커피의 강국인 일본 도쿄도 있겠지만, 의외로 세계에서 주목하는 아시아의 커피 도시는 대만의 수도 타이베이(臺北)다. 타이베이는 미국의 유력 일간지인 USA Today가 ‘세계에서 가장 좋은 커피를 맛볼 수 있는 10대 도시’ 중 하나로 선정하기도 한 곳이다.

대만에서는 아라비카 품종의 커피를 직접 재배하기도 한다. 커피 생과를 햇볕에 말리는 ‘선 드라이’ 방식은 달콤하고 깊은 향의 생두를 생산하는 비결로도 꼽힌다. 타이베이에는 카페도 많은데, 스타벅스보다 잘 나간다는 현지 커피 체인인 ‘85도씨 커피’가 특히 유명하다. 85도씨 커피를 대표하는 메뉴는 ‘소금 커피’로, 커피에 생크림, 소금, 설탕을 넣어 독특한 맛을 낸다.

펑리수

아시아 대표 커피 도시인 대만에서 빼놓을 수 없는 디저트류는 ‘펑리수’가 있다. 펑리수는 파인애플 잼이 들어간 케이크인데, 현지 카페에서 쉽게 만날 수 있고 한 입 크기로 개별포장된 시판제품들도 많다. 부드럽고 달콤한 파인애플 케이크와 커피 역시 식후 나른함을 쫓아내주는 단짝이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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