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맘마미아’ 서현, 조연을 즐길 줄 아는 배우
[헤럴드경제=김아미 기자] “뮤지컬 시장에서 제2의 옥주현으로 소녀시대 서현을 꼽는 이들이 많다. 그동안 뮤지컬에 진출한 아이돌 그룹 출신 배우들과는 무대를 대하는 자세가 확연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대단한 노력파다.” 국내 한 뮤지컬 관계자의 평가다.

1세대 걸그룹인 ‘핑클’ 옥주현의 뒤를 이을 뮤지컬 여배우로 2세대 걸그룹인 ‘소녀시대’ 서현을 꼽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기대와 우려가 반반이다. 서현은 2014년 ‘해를품은달(연우 역)’로 뮤지컬에 데뷔, 2015년 ‘바람과함께사라지다(스칼렛 오하라 역)’에 이어 ‘맘마미아(소피 역)’까지, 고작 3개의 작품을 했을 뿐이다.

뮤지컬 ‘맘마미아’ 개막 전 제작발표회에서 “무엇보다 열심히 정성을 다하고 싶었어요”라며 다소 뻔한(?) 소감을 내놨을 때까지만 하더라도 서현에 대한 기대는 그리 높지 않았다.

[사진제공=신시컴퍼니]

그러나 정작 무대 위에 선 서현은 ‘우려’보다는 ‘기대’ 쪽에 무게를 높였다. 물론 아직까지 서현의 음색은 뮤지컬 배우라기보다 걸그룹 보컬에 더 가깝고, 그의 연기는 ‘연기를 위한 연기’처럼 보이며, 무대를 장악하는 카리스마를 보여주기엔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자신의 역할을 겸손하고 성실한 자세로 소화해내고 있다.

뮤지컬 ‘맘마미아’는 그리스 지중해의 외딴 섬을 배경으로, 젊은 날 아마추어 그룹 리드싱어였으나 지금은 작은 모텔의 여주인이 된 도나와 그녀의 스무살 난 딸 소피가 주인공이다. 소피가 자신의 결혼식을 앞두고 ‘생부찾기’에 나서는 이야기다. 그룹 아바(ABBA)의 노래 22곡으로 꾸며졌다.

소피 역할로 무대에 선 서현은 그녀가 국내 최정상 걸그룹 멤버라는 사실을 잊게 만든다. 애써 자신을 드러내지 않기 때문이다. 서현은 가요계에서 뮤지컬계로 소위 ‘낙하산’을 타고 입성한 아이돌 출신 배우들이 ‘준비된 뮤지컬 배우’임을 보여주려는 강박관념에 빠져 노래와 연기를 과하게 치장하는 오류를 범하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앙상블’에 자연스럽게 묻힐 줄 안다. 그리고 이 극의 주연은 꽃다운 스무살 소피가 아닌, 소피의 엄마 도나와 도나의 친구들인 타냐, 로지, 그리고 도나의 ‘세 남자’인 샘, 해리, 빌이라는 사실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아는 듯 보인다.

‘스타마케팅’을 위해 무리하게 주연으로 내세워지기 보다 조연으로 착실하게 필모그라피를 쌓는다면, 서현이 뮤지컬시장에서 ‘옥주현’과 같은 브랜드 밸류를 갖는 것도 불가능해 보이지는 않는다.

최정원, 신영숙(도나), 전수경, 김영주(타냐), 이경미, 홍지민(로지), 박지연, 서현, 김금나(소피), 남경주, 성기윤(샘), 이현우, 정의욱(해리), 오세준, 호산(빌) 등 출연. 6월 4일까지 샤롯데씨어터.

amigo@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