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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 저가관광 퇴출의 지속가능성
아주 오래전, 어느 집의 아름다운 정원을 보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을 구두쇠 집 주인이 내몰자 화려했던 정원의 초목이 시들어 버리기 시작했다는 동화를 읽은 기억이 난다.

자고로 ‘대문과 사랑방에 손님이 북적거리면, 가문이 번성한다’고 했다. 뒤집어서 ‘번성할 집안에 사람들이 북적거린다’는 말도 틀리지 않은 걸 보면 집안이 번성하는 것과 손님이 많은 것, 두 변인의 관계는 필요충분조건이라 할 만 하다.

그래서 손님을 모시는 관광산업은 다른 부문의 융성을 견인해낸다는 점에서 모든 산업, 국제정치경제의 허브이다.

우리의 관광산업의 고속 성장은 수년전부터 중국인 관광객(유커)가 견인해왔다. 50% 안팎의 성장률을 보이던 유커의 증가세는 그러나 최근 들어 주춤해졌다.

단발성 ‘메르스’ 여파이겠거니 했지만 그게 아니었다. 올 2월 한달간 중국인 관광객의 증가율은 5%대, ‘중국인 한국 방문의해’를 맞아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했던 1월과 합치더라도 17% 성장률에 그쳤다.

여러 이유 중 한국관광의 품질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빼놓을 수 없다. 계약대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하지 않기도 했고, 아예 여행계약서를 쓰지도 않은채 멋대로 중국인 관광객들을 데리고 다니는 사례도 있었다.

빗나간 영업은 소수에 그치지 않았다. 170여개 중국전담여행사를 대상으로 문체부가 정밀조사를 벌인 결과 전체의 40%인 68곳이 퇴출 판정을 받아 충격을 준다. 두 곳 중 한 곳이 저품질 영업을 한 셈이다.

부실 서비스는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추락시키고 나아가 국격을 훼손한다는 점에서 관광 이외 부문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다. 이번 조치는 늦었지만 다행이라는 평가이다.

더욱 필요한 것은 지속적인 관리이다. 정부과 한국관광공사, 관광 현장 민간책임자가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단속의 힘이 닿지 않는 곳까지 주시하려면, ’현장중심의 행정‘이 무엇보다 요구된다. 공무원, 공기업직원도 뛰어라.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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