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단 1명의 여고생을 위해 달린 열차…오늘 ‘폐역’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홋카이도(北海道)의 규시라타키(旧白滝駅)역. 이 곳의 이용객은 단 1명 뿐이었다. 철도사는 이 ‘한 명’의 고객을 위해 수요가 없는 역을 폐역하지 않고 운영해왔다. 25일(오늘) 이용객인 여고생의 고등학교 졸업과 함께 역은 문을 닫았다. 

홋카이도의 철도운영을 담당하는 JR 홋카이도 사는 25일 단 한 명의 여고생 고객을 위해 운영하던 규시라타키역을 폐역했다. 유일한 고객인 고등학교 여학생이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도쿄(東京)로 대학 진학을 하게 됐기 때문이다. 

단 한 명의 이용객인 여고생을 위해 운영된 규시라타키 역.

열차의 유일한 이용객인 학생은 “열차를 타고 내릴 때 나 말고는 아무도 없더라”며 “졸업하면 기차역이 실제로 없어진다는 점이 아쉽다”고 아쉬움을 남겼다.

규시라타키 역은 1932년부터 기차 운행을 시작해 70년 간 무인으로 자리했다. 하지만 열차를 타고 통학하는 단 한 명의 고객을 위해 운행을 이어왔다. 열차 운행도 학생의 통학시간을 고려해 아침과 저녁 단 두 번만 이뤄졌다. 회사가 적자를 감안하고 내린 결정이라는 사실을 안 후 이곳 이웃주민 30여 명은 회사에 모금을 전달하기도 했다고 홋카이도 신문은 전했다. 

유일한 이용객인 여고생의 통학시간에 맞춰진 규시라타키역의 운행시간표.

일본 인터넷방송 커뮤니티인 니코니코 동화는 규시라타키역의 폐역 현장을 오전 6시 30분부터 생중계하고 있다.

한편, 철도개정안 시행으로 이날 규시라타키역 외에도 많은 기차역이 폐역하게 되면서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소소한 사연들이 공개됐다.

홋카이도 이즈미사와(泉沢) 역을 수십년 동안 관리해온 “꽃 역장” 야마모토 긴지로(山本金次郎ㆍ90) 씨는 25일을 끝으로 업무를 그만둔다. 옛 국가철도 사에 23세의 나이로 입사한던 그는 32년의 근무를 마치고 1981년 은퇴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주민들의 요청으로 1982년부터 이즈미사와 역에서 역무원으로 열차표를 판매했다. 그렇게 그는 90세가 될 때까지 34년 간 이즈미사와 역을 지켰다. 

34년 규시라타키역을 지킨 90세의 “꽃 역장” 야마모토 긴지로(山本金次郎) 씨 [자료=토모모리 오가와의 트위터]

매년 열차 이용객이 줄어드는 것을 안타까워했던 그는 “열차를 타는 사람의 기분이라도 즐거웠음 좋겠다”는 마음으로 역 주변에 꽃을 심기 시작했다. 이후 30년 가까이 자신의 아내와 매일 역 환경미화를 담당하면서 “꽃 역장”이라는 별명을 얻게됐다고 요미우리(讀賣)신문은 전했다.

은퇴식을 마친 그는 “사람들과 아내의 축복 덕분에 오랜시간동안 근무할 수 있었다”며 “회사도 주민들도 계속 철도사에서 일하기를 권했지만 체력이 안돼 후임에게 넘기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 고 말했다.

JR 홋카이도는 일본 철도개정안이 26일부터 시행됨에 따라 홋카이도 전역에 있는 열차 8개와 무인역이 많은 노선 79개가 감편된다.

munja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