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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滿滿한’ 한끼, 샌드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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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준비없이 냉장고 햄·계란 등 활용
바쁠때 하나만 먹어도 속 든든한 ‘홈메이드 간편식’의 대명사




인간의 일상을 대체할 인공지능에 대한 논쟁이 한창이었다. 로봇이 우리의 밥벌이를 빼앗아갈 것이란 심각한 이야기가 본론에 들어가기도 전에 다행히 ‘빼앗기지’ 않은 각자의 일을 위해서 뿔뿔이 흩어졌다. 세상이 편해졌지만 우리의 삶은 여전히 바쁘다. 지치지도 않는지 매일 같이 반복되는 쳇바퀴 속에서 정작 다스리지 못하는 것은 본인 스스로다. 잘 먹고 잘 살기 위한 도구는 이제 주체가 되어 자꾸만 우리의 일상을 앞으로만 떠밀어내고 있다. 

집밥 열풍이 불었다. 물론 지금도 여전하다. 하지만 그 집밥 열풍을 좇아서 그 얼마나 많은 이들이 스스로 한 상을 차려먹고 있는 지는 모르겠다. 잘 먹기 위해서는 나름의 준비와 과정이 필요하지만 아직도 주위에는 그 마저도 ‘사치’라는 이들이 대다수다. 하루를 시작하고, 오후를 준비하고, 하루를 위로해주던 삼시세끼의 개념이 이제는 때우기 급급한 숙제가 된지 오래다.

“정 없으면 밥에 밑반찬이라도 해서 먹으면 밖에서 먹는 것보다 낫지”. 매일 아침밥을 굶고 다니는 딸에게 엄마의 잔소리는 ‘결국 네가 다 게을러서 생긴 일’이라는 결론에 다다른다. 사실 맞는 말이다. 귀찮은데, 굳이 챙겨먹기까지 해야하는 수고스러움은 피하고 싶다. 하지만 그 수고스러움을 조금만 감수하면 대단하지는 않아도 ‘바깥밥 보다 나은’ 한 끼는 먹을 수 있다. 한동안 수수밥과 멸치조림을 대충 섞어서 동그랗게 만 주먹밥을 얼려놓고 그 때마다 데워서 먹었다.

대단하지 않아도 된다. 간단히 때우는 끼니가 근사할 필요는 없다. 조리과정이 복잡하지 않지만,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소위 ‘홈메이드 간편식’들도 수두룩하다. 바쁘다고 놓칠 필요도, 겁내지 않아도 좋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건강한 한 입’이다.

[사진출처=123RF]

특별한 조리법은 필요치 않아

빵과 빵 사이에 속재료를 넣어 먹는 샌드위치는 간단하게 한 끼를 해결하기 위한 좋은 방법이다. 샌드위치가 ‘간편식’의 역사에 얼마나 큰 역할을 했는 지는 그 역사만 봐도 알 수 있는데, 영국의 샌드위치 백작이 하인이 일을 하면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생각하던 중에 만들어낸 것이 바로 샌드위치라는 것이다. 준비할 것은 빵과 속재료. 특히나 속재료는 특별한 준비없이 냉장고에 흔히 있는 재료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좋다. 굳이 접시를 많이 사용하지 않아도, 포크나 나이프 등을 사용하지 않아도 두 손에 들고 베어 물면 속재료의 영양을 모두 섭취할 수 있다. 물론 건강을 생각한다면 속재료도 좀 더 신경써서 채워넣는 것이 좋겠다. 따뜻한 봄과 잘 어울리는 피크닉, 그리고 피크닉에 빼놓을 수 없는 도시락에도 샌드위치는 잘 어울리는 메뉴다.

샌드위치는 흔히 속재료에 따라서 맛과 영양이 천차만별이다. 만들기 쉬운 샌드위치 중 하나인 에그 샌드위치는 빵의 탄수화물에 좋은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는 메뉴다. 바로 에너지로 전환되기 때문에 아침메뉴로도 손색이 없다. 계란을 스크램블해서 빵속에 넣거나 후라이로 구워서 넣기도 한다. 빵을 선택할 때는 되도록 통밀을 사용한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통밀 속에도 계란 못잖은 단백질과 식이섬유가 가득 차 있다. 구운 치킨을 사용해도 좋다.

슈퍼푸드라 불리는 버섯을 사용해서 속을 채워넣는 것도 좋다. 갈색빛이 돌 때까지 팬에 익힌 버섯은 고유의 감칠맛과 단맛을 내기 때문에 육류 못잖은 식감과 맛을 즐길 수 있다. 버섯에는 다양한 단백질이 함유돼 있을뿐더러 각종 비타민 등 건강한 영양이 가득하다. 버섯을 활용해 샌드위치를 만들 때는 맛과 향을 살리기 위해 허브를 적절하게 사용해도 좋다. 

[사진출처=123RF]


일본인의 소울푸드, 오니기리

일본 영화 카모메 식당에 이러한 장면이 나온다. 핀란드의 한 일본식 식당에 커피머신을 훔치러 온 ‘예전 가게 주인’을 발견한 주인 사치에. 그는 ‘범인’을 신고하는 대신에 우메보시를 넣고 김으로 말아낸 오니기리 한 소쿠리를 만들어서 그에게 먹인다. 주춤하던 범인이 한 입 베어 물고, 함께 식탁에 둘러앉은 이들이 또 한입씩 베어 물면서 긴장됐던 분위기가 순식간에 화기애애해 진다. 흔히 주먹밥으로 잘 알려진 오니기리는 일본식 주먹밥으로, 일본의 ‘소울푸드(soul food)’ 중 하나다.

뉴요커의 핫도그, 영국인들의 샌드위치와 같다는 비유도 있다. 모양을 제외하고는 흔히 우리 가정에서 만들어먹는 주먹밥과는 크게 다르지 않다. 주먹밥은 간단한 속재료를 밥과 함께 뭉쳐서 만드는 것으로 샌드위치와 마찬가지로 속재료에 따라서 종류를 나눈다.

오니기리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이 매실장아찌(우메보시)를 넣은 것으로, 시큼한 우메보시와 따뜻한 밥이 입맛을 돋운다. 생선, 육류를 가리지 않는데 생선을 주재료로 한 속재료 중에서는 연어와 마요네즈, 혹은 참치와 마요네즈를 섞은 것이 대중적이다. 이외에도 속에 튀김이나 간을 한 돼지고기나 소고기를 넣기도 하며, 밥에만 간을 해서 만든 오니기리도 있다.


[사진출처=123RF]

든든하게 싼 랩 하나

일상에서 랩(wrap)을 만날 수 있는 공통된 곳이 몇몇 있다. 후라이치킨을 랩에 말아서 판매하는 패스트푸드점, 그리고 멕시칸 음식을 파는 가게다. 샌드위치의 한 종류로 알려진 랩은 말 그대로 부드럽고 얇은 빵에 속재료를 넣고 싼 음식이다. 흔히 흰 밀로 만든 또띠아를 많이 사용하며 속재료는 얇게 썬 육류, 상추, 토마토, 버섯, 베이컨, 양파, 치즈, 아보카도, 그리고 랜치나 허니머스터드 등의 소스가 들어간다. 멕시코나 미국, 중동이나 그리스, 터키 등에서는 이미 1900년부터 이 같은 랩이 대중화 돼 있었고 특히 멕시코에서는 재료가 더 다양화된 ‘브리또’가 유명하다.

랩의 장점은 속재료가 흘러내리지 않고 한손으로도 간편하게 먹을 수 있다는 점, 속재료를 개인의 취향대로 선택해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이다. 또띠아의 샌드위치나 일반 빵에 비해서 탄수화물의 함량과 칼로리가 적기 때문에 부담없이 섭취 가능하다. 베이크드빈, 살사소스 등을 활용하면 이국적인 맛을 낼 수 있고, 소스와 밥을 섞어 넣으면 든든한 한끼로도 손색이 없다.

손미정 기자/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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