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국민의당 ‘같은듯 다른’ 고민


새누리당의 극단적인 공천갈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공천작업을 진행해온 야당이 비례대표 함정에 빠졌다. 더불어민주당은 김종인 비대위 대표의 ‘셀프공천’을 비롯해 비례대표 순번 결정 방식을 둘러싸고 일촉즉발의 상태다. 국민의당도 전윤철 공천관리위원장의 비례대표 전략공천설로 어수선한 분위기다. 이에 따라 지지층이 이탈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더민주는 21일 오후 전날에 이어 중앙위원회를 소집하고 비례대표 후보자 명부를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더민주는 이날 오전 당초 예정에 없던 비대위 회의를 비공개로 열고 전날 일부 중앙위원들이 지적한 비례대표 후보를 A, B, C 그룹별 칸막이로 나눈 방식과 일부 후보들의 순번 조정 문제를 논의했다.

그러나 비례대표 후보 원안 유지를 고수하고 있는 김 대표는 참석하지 않았다.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는 김 대표의 비례대표 ‘2번 자천’ 문제도 논의됐다. 우윤근 비대위원은 김 대표가 “후순위로 가야한다”고 했다.

이날 아침 서울 구기동 자택에서 ‘노타이’ 차림으로 나선 김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난 더 이상 정치, 정당에 대해 얘기 안할테니 나에게 묻지 말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김 대표는 다만 대표직 사퇴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런 쓸데없는 이야기는 하지 말라”며 말을 아꼈다.

국민의당도 비례대표 문제로 골치를 썩고 있다. 우선 공천심사를 지휘했던 전윤철 공천관리위원장이 전략공천 형태로 비례대표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철수 상임 공동대표는 전날 “비례대표심사위원회에서 판단할 것”이라며 전 위원장의 전략비례설을 부인하지 않았다.

또 안 대표와 천정배 공동대표 사이에 비례대표 선정을 둘러싼 보이지 않는 힘겨루기도 심화되고 있는 분위기다. 여기에 이태규, 박인혜, 김지희 등 공천심사위원이 위원직 사퇴 직후 비례대표 후보자 신청서를 제출해 잡음이 일기도 했다.

신대원·장필수 기자/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