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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파고 쇼크, 그 이후]도대체 AI 전략도 전술도 없다…도미노 충격
-지난 1주일간 알파고가 던져준 충격…“인공지능시대 서둘러 준비할때”

-정부는 뒷북 대응, 기업은 안일한 대비…“이래서는 한국만 신성장 소외”

-헤럴드경제ㆍ대한상의 공동 설문, “4차 산업혁명 하면 AI 떠올라” 20.3%




[헤럴드경제=김영상ㆍ이정아 기자] 지난 1주일동안 우리 사회는, 아니 지구촌 전체는 ‘알파고 충격’에 휩싸였다. 인공지능(AI) 위력은 엄청났다. 세계 최강 바둑고수 이세돌 9단과의 세기의 바둑대결에서 승리를 거두는 장면에서 지구인은 핵폭탄이 투하된 듯한 패닉에 빠졌다. 인간 고유 영역이라 믿었던 바둑이 인공지능에 무너지자, “인공지능에 인간이 지배당하는 세상이 올 것”이라는 두려움마저 생겼다.

사실 인공지능은 낯선 것은 아니었다. 영화 속 AI는 우리에게 어쩜 친근했다. 하지만 AI가 인간 상상력의 무한 보고라는 바둑을 점령하자, 이같은 경계령이 떨어진 것이다.

인공지능은 다가올 4차 산업혁명의 총아다. 올초 다보스포럼에서 인공지능이 화두에 오른 것은 AI산업에서 무궁무진한 성장성을 확인한데 따른 것이다.

실제 많은 이들은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의 연계성을 인지하고 있다. 16일 헤럴드경제가 대한상공회의소와 공동으로 진행한 ‘4차 산업혁명 방향과 인식’ 설문에서 ‘4차 산업혁명 하면 떠오르는 단어’를 물었더니 기업인 20.3%가 인공지능을 꼽았다. 최다였다. 로봇(17.1%)이 뒤를 이었다. 인공지능과 로봇은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인공지능의 위력을 연상하는 이는 40%에 육박하는 셈이다. 그 뒤를 사물인터넷(16.1%), 3D 프린터(14.9%), 무인드론(11.4%) 등이 이었다. 공장무인화(6.8%), 무인자동차(3.6%), 무인화(2.0%) 등도 거론됐다.



전수봉 대한상의 경제조사본부장은 “4차 산업혁명 그 자체가 인공지능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며 “인공지능시대를 향해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나서야 할 이유”라고 했다.

하지만 현재로선 답이 없다. 우리 사회는 4차 산업혁명이 미래 성장이라는 것을 말만 들었을 뿐 외면해왔고, 정부 역시 전술이나 전략도 없이 기업 몫으로 일관해 온 것이 사실이다.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이나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페이스북 등이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고 있지만, 국내 기업 중 뚜렷하게 4차 산업혁명 물결을 타는 곳은 없다는 게 중론이다. 인공지능에 관해서도 해외 기업은 마라톤 반환점을 향해 가는데, 국내 기업은 출발선 조차 서지 않았다는 자조 섞인 말도 나온다.

물론 국내서도 네이버와 카카오, SK텔레콤, 게임업체 등을 중심으로 인공지능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걸음마 수준이다.

정부 대응은 더욱 아쉽다. 알파고 쇼크가 이어지자, 부랴부랴 인공지능 간담회를 하는 등 뒷북 대응에 주력하고 있다. 여태까지 미적대고 있다가 이세돌-알파고 대결로 AI 관심이 폭발적으로 일자 뒤늦게 지휘봉을 잡는 등 보여주기 행정을 진행 중이다.

ICT 업체 한 임원은 “정부가 그동안 4차 산업혁명, 작게는 인공지능에 대해 기업에 일임한 측면이 많다”며 “뒤늦게 야단법석을 떨고 있지만, 그렇더라도 실효적인 지원책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기업도 면책대상은 아니다. 해외 글로벌기업이 AI에 관한한 하늘을 나는데, 아직 땅에 굳건히 정착하지도 못한 것은 기업 책임도 커 보인다. 실제 4차 산업혁명에 대해 기업 투자 분위기는 싸늘하다.

실제 설문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는 기업은 10.4%에 그쳤다. 10곳 중 1곳만이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준비하지 않고 있다’는 기업은 59.0%였으며, 잘 모르겠다는 기업도 30.6%에 달했다.

여기엔 글로벌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아 투자 여건이 좋지 않은 점이 반영됐다. ‘4차 산업혁명에 투자하고는 싶지만 여력이 없다’는 기업은 27.7%였다.

투자 여력이 없다고 투자를 포기하는 것은 한국경제로서도 좋지 않은 것이다. 4차 산업혁명에 관한한 기업은 다시 기업가정신으로 중무장하고, 정부는 획기적인 규제완화와 지원을 감행해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알파고 쇼크 후 인간의 충격을 추스리고, 인간의 의지에 따라 움직이는 인공지능시대를 맞이하려면 이같은 전제조건이 당장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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