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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세돌 vs 알파고 5국] 이세돌, 깨끗한 승복…아름다운 승부 펼쳤다
-이 9단, 알파고 상대 끊임없는 모험수
-처음엔 유리했으나 알파고 대추격 허용
-바꿔치기 실패…그러나 아름다운 패배



[헤럴드경제=김영상 기자] 이세돌 9단이 아쉽게도 알파고에 또 패했다. 처음엔 이세돌 9단이 우세했으나 알파고가 대추격을 나섰고, 종반전에서 바꿔치기가 흑의 손해를 보면서 결국은 이 9단의 패배로 끝났다. 이 9단은 돌을 거뒀다. 계가를 했다면 1.5집 정도 부족했을 것으로 현장에서는 분석했다. 덤을 못낸 이 9단은 계가까지 가려 노력했으나, 더 이상 해볼곳이 없다고 판단해 깨끗하게 돌을 던졌다.

이 9단은 알파고를 대상으로 각종 모험을 단행했지만, 알파고의 철저한 계산능력은 한수 위였다.

이 9단은 졌지만, 그러나 아름다운 승부를 펼쳤다.

이세돌-알파고 세기의 대결 5국이 15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끝난 가운데,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 5국 승리는 알파고의 몫으로 돌아갔다. 결국 알파고는 다섯번 대국에서 종합전적 4:1 승리를 따냈다.

5국은 중반까지 접전 속에 이세돌 9단의 유리한 국면이 한동안 이어졌다. 이 9단은 초반 우하변에서 실리를 챙겼고, 우상단에 투입한 수를 살려 나오면서 한때 이길 것이라는 분석이 뒤따랐다.

하지만 알파고는 불리함을 계산하고는 승부수를 던졌다. 좌변에서 흑돌과 백돌은 대충돌했고, 이 9단은 바꿔치기를 시도했다.

김영삼 9단은 해설에서 “정확한 계산은 어려운데 약간 손해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했다.

이 때부터 알파고는 유리함을 직감한듯, 철저하게 끝내기 작전으로 나섰다. 처음엔 알파고 승리 확률은 낮았는데, 이때부터 승률 70% 이상으로 올라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세돌-알파고 대국 이미지.

이 9단의 패배로 끝났지만, 5국은 그러나 바둑사에 의미있는 기록을 남겼다. 인간의 불꽃투혼을 보여준 것이다. 중반 형세에서 백과 돌이 전율을 느끼게 만들만큼 접전을 펼치면서, 이 9단은 알파고를 대상으로 각종 모험수를 던진 것이다.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그 도전에 많은 이들은 박수를 보내고 있다.

좌하변에서 거대한 집을 형성한 이세돌 9단은 알파고 세력이 강한 우상변에 승부수를 던졌다. 백돌 하나를 긴급 투입한 것이다. 이 돌을 살려내는 과정에서 이 9단은 새로운 모험을 했다. 우상변 거대한 세력을 깨기 위해 중앙으로 뻗어나오는 게 일반적인 데, 그것을 포기하고 두집을 내고 생존을 확보하는 작전을 썼다.

김영삼 9단은 해설을 통해 “이 9단이 집계산을 한번 하고 싶다는 것을 의식하고 있는 것 같다”며 “계산능력이 알파고고가 훨씬 뛰어날 것이라는 편견을 제5국을 통해 깨뜨리고 싶어하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알파고와 이세돌의 4국까지는 계산까지 가지 않고, 한쪽이 돌을 거두는 결과로 끝났었다. 반집승부가 빈번하는 바둑세계에 익숙한 이 9단이 알파고를 상대로 고도의 계산능력을 발휘하고 싶은 도전의식과 절박함이 5국 대국의 돌 하나하나에 실려 있었다는 것이다.

5국은 이세돌 9단의 흑으로 시작됐다. 이세돌 9단은 4국 승리 후 “흑을 잡고 5국은 두고 싶다”고 했고, 이는 받아들여졌다. 대국을 주도하면서 자신만의 그림을 그리고, 알파고가 어떻게 대응하는지 다시한번 확인하고는 또다른 창조의 영역을 넓혀가겠다는 이 9단의 의중이 엿보였다.

그래서 이 9단이 5국에서 졌지만, 멋진 승부사의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패했지만, 그는 인간이 할 수 있는 한의투혼을 보여줬다.

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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