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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태원 회장 ‘뚝심 투자’…SK, 바이오사업 결실 맺는다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SK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바이오가 급부상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이 독자개발한 뇌전증 치료제(YKP3089)가 미국에서만 연 매출 1조원 시대를 열 예정으로, 2007년 이후 지주회사 직속으로 신약 개발 조직(Life Science)을 두고 그룹 차원에서 수천억원의 투자를 이끈 최태원 회장의 뚝심이 결실을 맺었다는 평가다.

SK㈜는 자회사 SK바이오팜이 독자 개발 중인 뇌전증 신약의 임상2상을 최근 종료하고 미국 식품의약국 (FDA)과 신약 승인 요건에 대한 협의를 완료했다고 15일 밝혔다. 해당 치료제는 기존 치료제보다 약효 및 안전성이 탁월해 뇌전증 신약 중 세계 최초로 임상 3상 약효시험 없이 신약 승인 추진이 가능하게 됐다. 


이번 신약은 기존 약물로도 치료가 되지 않는 난치성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시험을 실시한 결과, 2상 후기 시험에서 발작빈도 감소율이 55%를 기록해 기존 약물보다 2배 정도 약효가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발작빈도 감소율은 FDA가 뇌전증 치료 신약 판매의 승인 기준으로 삼는 핵심지표다.

SK 측은 2017년 FDA에 신약 판매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며,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한 본격 시판은 2018년부터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신약은 SK가 국내 최초로 글로벌 마케팅까지 자체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뇌전증 치료제 시장 1위 제품인 빔팻(Vimpat)의 실적을 고려할 때, SK의 신약은 미국에서만 연간 매출 1조원 이상, 영업 이익률 50%를 상회하는 초대형 신약이 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이 이번 신약과 함께 글로벌 바이오ㆍ제약사로 발돋움할 채비를 하면서 SK그룹의 바이오 성장엔진도 강력해졌다. SK그룹은 정보기술 서비스, ICT 융합, LNG, 반도체소재 및 모듈 사업부와 함께 바이오ㆍ제약을 5대 핵심 성장 산업으로 삼고 있다. 


특히 1993년 신약개발 시작 이후 중추신경계 질환 신약 개발에 집중해온 SK는 성공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 속에서도 최태원 회장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장기간 지속적인 투자를 멈추지 않았다. 중추 신경계 질환 분야는 연 매출 80조 이상의 가장 큰 질환영역 시장 중 하나지만 고도의 전문성과 역량이 요구되어 진입 장벽이 높다. 이에 SK는 2011년 사업 조직을 분할하여 SK바이오팜을 출범시켰으며, 2014년 1000억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등 신약 개발 사업을 적극 지원해왔다.

이같은 지원에 힘입어 현재 SK바이오팜은 국내 최다인 15개 신약후보 물질의 임상 시험 승인(IND)을 FDA로부터 확보했으며, 수면장애 신약(SKL-N05)의 글로벌 임상 3상이 진행 중이고 급성발작 신약(PLUMIAZ)은 신약 승인 신청을 마친 상태이다. SK바이오팜은 2020년 기업가치 10조원 규모를 목표로 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최근 자회사였던 SK바이오텍 지분을 SK㈜에 매각함으로써 글로벌 임상개발을 확대할 수 있는 자금도 확보했다. SK㈜의 손자회사에서 자회사가 된 SK바이오텍은 향후 뇌전증 신약을 생산할 계획이다. SK바이오텍은 그동안 글로벌 대형 제약사를 주요 고객을 두고, 당뇨 및 간염 치료제 등 원료 의약품을 생산, 판매해오는 등 해당 분야 경쟁력을 갖췄다.

SK의 바이오 사업은 오는 18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태원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와 함께 더욱 힘이 실릴 전망이다.

SK 관계자는 “국내 많은 제약사들이 부가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은 복제약을 중심으로 성장한 반면, SK는 사업초기부터 특허를 기반으로 하는 글로벌 혁신 신약 개발에 집중해왔다”며 “신약 개발 사업이 향후 통합지주회사의 가치 제고는 물론 그룹 신성장 동력에 중요한 역할이 기대되는 만큼 해외 인수합병(M&A) 모색 등 앞으로도 지속적인 투자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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