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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세돌 vs 알파고 3국] 알파고 현존 최고 AI 등극…사람 같은 자율 학습 최대 혁신
[헤럴드경제] 구글의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알파고가 12일 이세돌 9단과의 역사적 대결에서 승리하면서 현존 최고 AI 자리에 올라서자 알파고의 진정한 강점이 무엇인지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알파고 하드웨어의 우세를 꼽았다. 구글이 이세돌 9단을 꺾으려고 대량의 컴퓨터를 연결하는 ‘하드웨어(HW) 물량공세’를 폈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1천대가 넘는 컴퓨터의 계산력으로 이세돌 9단 한명의 두뇌를 완전히 압도해 불공정 경기를 펼쳤다는 지적이었다.

그러나 IT 전문가들은 이런 주장이 알파고의 첨단 AI 기술을 완전히 잘못 이해하는 결과만 빚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이번 결과의 의미는 AI가 인간의 두뇌처럼 자율적 학습 능력을 갖추게 됐다는 것이지 산더미 같은 HW의 승리가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 알파고의 개발사인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런 물량공세 주장을 의식한 듯 이날 트위터에 ‘컴퓨팅 파워(계산력)에서 현재 알파고는 작년 10월 판후이전 때와 유사하다’고 밝혔다.

이세돌 9단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약체였던 판후이 2단(유럽챔피언)과 맞붙을 때나 지금이나 HW 규모는 엇비슷하다는 얘기다.

구글 딥마인드가 과학학술지 네이처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알파고는 작년 10월 판후이전 당시 CPU(중앙처리장치) 1202개에다 계산 속도를 올리는 역할인 GPU(그래픽처리장치) 176개를 달았다.

이 정도 규모는 슈퍼컴퓨터 중에서도 비교적 하위권에 속한다고 IT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즉 알파고는 근육질의 ‘골리앗’이라기보다는 작은 몸집에도 머리를 써서 거뜬히적을 제압하는 ‘다윗’에 더 가까운 형태인 셈이다.

국내 AI 박사 1호인 김진형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장은 “CPU가 1202개라고 컴퓨터 1202대에다 사람 1명의 대결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약 30년 전 컴퓨터 개념을고집하는 것”이라며 “현대의 컴퓨터는 여러 대의 ‘계산 유닛(unit)‘을 엮는 클라우드 방식이 대세라 HW 몇 대 식으로 얘기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알파고의 탁월함은 기보로 바둑을 배우고 강화학습으로 실력을 기르는 능력”이라면서 “물리적 실체가 모호하면서도 스스로 성장하는 AI를 잘 이해하고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활용할지를 얘기하는 게 관건이다”고 설명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김대식 교수도 “HW 물량공세라면 이세돌 9단의 뇌 속에 있는 10의 11승 규모의 신경세포는 어떻게 봐야 하느냐”며 “HW 논란은 우리가 그만큼 현재의 AI를 잘 모른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AI가 사람처럼 대량으로 지적 작업을 하는 시대가 오기 시작했고 이런 AI 혁명은 50년 이내에 완성될 것”이라며 “이런 때일수록 AI를 잘 이해해 변화하는 시대에 맞도록 사회제도를 바꿔가는 논의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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