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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이상 쓸 카드가 없는 ECB…시장은 냉랭
유럽중앙은행(ECB)이 경기 부양을 위한 정책을 총동원하면서 금리 인하 조치는 ‘마지막’이 될 수 있다는 뜻까지 시사했다. 그만큼 이번 경기 부양책에 사활을 걸어 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금리 인하 조치를 포함한 경기 부양책이 추가로 실시돼야 한다고 보는 시장은 실망을 감추지 않고 있다.

금리 인하, 채권 매입 규모 확대, 장기대출프로그램(TLTRO) 등 대대적 경기 부양책을 들고 나온 ECB는 향후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선을 그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10일(현지시간) 열린 통화정책회의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추가 금리 인하가 필요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 정도면 충분히 내렸다는 의미다. 앤드류 센텐스 전 영란은행(BOE) 정책위원도 ECB의 결정에 대해 “통화정책이 한계, 그 이상으로 치달았다”고 평가했다.

그만큼 ECB의 이번 통화정책의 규모와 내용은 예상을 뛰어 넘었다. 현행 0.05%의 기준금리를 0.00%로 내려 사상 첫 제로 기준금리를 선언했다.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예치할 때 적용하는 예금금리는 -0.30%에서 -0.40%로 인하하고, 중앙은행이 대출할 때 적용하는 한계대출금리도 0.30%에서 0.25%로 낮췄다.

양적완화 규모도 다음달부터 매월 기존 600억유로에서 800억유로로 확대하기로 하고, 투자등급의 비(非)금융 회사채도 매입 대상에 포함시켰다. 대출을 늘리는 은행에 ECB가 낮은 이자로 최장 4년까지 돈을 빌려주는 TLTRO도 동원됐다.

그러나 핵폭탄급 경기 부양책에 환호하던 시장은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에 제동이 걸리자 빠르게 식었다. 추가 부양책 발표 직후 하락하던 유로화 가치는 드라기 총재의 기자회견 중 급작스레 반등세를 보였다. 급등하던 유럽 증시도 유로화 가치 상승과 함께 마이너스로 방향을 틀었다.

전문가들은 ECB가 2~3차례 추가로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기대했던 시장을 실망시켰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종합적인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제시한 데다 금리 인하 지속에 부담도 있는 ECB도 무작정 금리 인하 행진을 이어 가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수민 기자/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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