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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파고의 ‘딥 임팩트’] ‘알파고 아버지’ 이단아 하사비스…한국선 나올수 없는 이유
“집에서 검은 양 같은 외계인”
13세때 체스 ‘마스터’ 오른 신동
고교졸업뒤 바로 게임기업 취업
대작게임 ‘테마파크’ 공동개발
UCL서 인지신경과학 박사학위
‘딥마인드…’ 구글에 4억弗 매각
세계인을 놀라게한 CEO로…
한국에서 자랐다면 의사?



한 사람이 세상을 요동치게 만들었다. 지구인 전체가 한 사람으로 인해 ‘인간의 한계’를 절감하는 탄식을 내뱉었다. 그 한 사람은 다름아닌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다.

하사비스는 ‘알파고의 아버지’다. 자신이 창조한 알파고가 세계 최강바둑고수 이세돌에 연일 승전보를 거두고 있으니 어쩌면 이번 승리는 하사비스 CEO의 승리이기도 하다. 그래서 전세계인의 시선은 과연 하사비스가 어떤 사람인지에 집중된다. 하사비스는 컴퓨터 게임에 미쳤던 이단아였고, 비상한 머리로 두뇌게임 올림픽 5년연속 챔피언에 올랐던 남다른 이력을 자랑한다.

고교 이후 방황하다가 대학을 중퇴한 스티브 잡스처럼 좀처럼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는 청년기를 보냈다. “하사비스라고 해도 우리 현실에서 자랐다면, 알파고를 만들지 못했을 것”이라는 시각이 나오는 것은 한 청년의 자유분방함을 받아들이고 정보기술(IT) 거물로 만든 해외 IT시스템에 대한 부러움과 관련이 커 보인다.

천재적인 체스 선수, 성공한 게임 개발자, 뇌과학 박사학위까지….

알파고의 ‘아버지’ 하사비스 CEO의 화려한 이력이다. 두뇌에 관한한 천재성이 돋보이는 경력이다. 이 때문에 세간의 화제인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결을 인간과 인공지능(AI)이 아닌, 두 천재의 대결로 보기도 했다. 이세돌은 어렸을때부터 바둑 천재로 소문 났다.

1976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난 하사비스 CEO는 13살 때 이미 체스 ‘마스터’ 등급에 오른 신동이다. 세계 유소년 체스 2위까지 올랐다. 하사비스의 관심은 체스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하지만 어렸을때 그는 가족 사이의 이단아였다. 부모는 기계라면 질색하는 스타일이었고, 동생들은 모두 작곡과 피아노, 문학 등 과학과 무관한 분야를 전공했다. ‘컴퓨터’라는 기계를 끼고 살다시피 한 그가 눈총을 받았을 것은 뻔하다. 그는 훗날 “집에서 나는 검은 양과 같은 외계인이었다”고 한 바 있다.

소년 천재 하사비스는 남들보다 2년 빠른 15세에 고교를 졸업했지만,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게임 개발사에 들어갔다. 세계적인 게임 개발자 피터 몰리뉴가 그를 데려간 것이다. 거기서 17세의 나이에 전세계에서 수백만 장이 팔린 대작 게임인 ‘테마파크’를 공동 개발하기도 했다.

“스티브 잡스가 대학을 졸업했더라면 애플은 없었을 것”이라는 평가가 있는 것처럼, 최근엔 “하사비스가 대학에 연연했다면 알파고는 없었을 것”이라는 말이 뒤따른다. 그만큼 상상력과 창의력을 무궁무진하게 펼칠 기회를 일찍 잡았던 것이다.

게임과 두뇌에 일가견이 있던 그가 미지의 ‘인공지능’ 쪽으로 시선을 돌린 것은 당연해 보인다. 게임개발자로 명성을 날린 후 다시 영국의 명문대 케임브리지에 진학해 컴퓨터공학을 공부한 뒤, 인공지능과 게임을 결합하는 도전에 뛰어든 것은 그의 운명일 것이다. 2009년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에서 인지신경과학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2010년 인공지능 기술 회사인 딥마인드 테크놀로지를 설립했다. 딥마인드는 2014년 구글에 4억 달러(한화 약 4322억 원)에 팔렸고, 하사비스는 딥마인드 연구진들과 함께 구글의 인공지능 사업 전반을 이끌고 있다

정보기술 업계 관계자는 “하사비스가 아무리 영재라고 해도, 한국에서 태어났다면 ‘한 우물’만 파도록 길러졌을 게 뻔하다”며 “그랬다면 세계적인 체스 선수 혹은 유명 게임 개발자인 하사비스를 마주하고 있지 않았을까 싶다”고 했다.

그는 체스, 게임 등에 천재적인 기량을 보였지만, 특정 분야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관심사에 충실했다.

인공지능 분야에 호기심을 보일 당시에도 게임에 대한 애정 역시 놓지 않았다. 케임브리지 졸업 후엔 비디오게임 회사 엘릭서 스튜디오를 차린 뒤 다수의 게임을 출시했다. 2003년 은퇴하기 전까진 두뇌게임계의 올림픽인 ‘마인드 스포츠 올림피아드’에서 다섯 차례나 세계 게임 챔피언에 오르기도 했다.

호기심에 이끌려 모험을 거듭해온 하사비스는 지금 ‘인류가 달에 첫 발을 내딛은 것’에 비견될 만한 역사적인 사건을 쓰고 있다. 


김영상ㆍ이혜미 기자/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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