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모든 것들의 소음(후안 가브리엘 바스케스 지음, 조구호 옮김, 문학동네)=마르케스 이후 콜롬비아 문학을 대표하는 바스케스의 대표작. 마약과 폭력, 광기와 야만으로 점철된 콜롬비아의 현대사를 한 남자의 죽음을 통해 완벽하게 재현해냈다. 소설은 젊은 법학 교수 안토니오 얌마라가 부모 나이 대의 남자 리카르도 라베르데의 과거를 재구성하는 과정을 따라간다. 안토니오는 리카르도가 거리에서 정체 모를 괴한들에게 상해당할 당시 그와 함께 있다 총에 맞아 육체적, 정신적으로 심각한 상처를 입는다. 리카르도의 딸 마야의 연락을 받고 수많은 서신과 기록들을 살펴보며 그는 과거의 사건과 기억들을 재구축해간다. 과거를 재구성함으로써 작가는 미스터리를 밝힘과 동시에 과거를 직시하는게 왜 중요한지 설득력있게 메시지를 전한다.
▶문제는 저항력이다(박경숙 지음,와이즈베리)=살아가면서 겪은 무기력이 학습돼 인생 전반에 독소로 작용한다는 주장으로 공감을 얻은 인지과학자인 저자가 다시 한번 마음을 분석했다.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왜 마음에 제동인 걸리는지, 당장 해야 하는 중요한 일인데도 왜 자꾸 미루는지 마음의 장벽을 살핀 것. 저자는 스스로를 대상으로 삼아 관찰했다. ‘글을 써야 한다’는 마음과‘쓰기 싫다’는 두 마음이 치열하게 싸우느라 지치고 아무 일도 할 수 없었다. 흔히 말하는 ‘작가의 장벽’이라는 현상이지만 이는 단지 글쓰기에만 국한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원인을 분석해나갔다. 그 결과, 마음의 작용을 방해하는 물리적 반작용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찾아낸다. 바로 저항력이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