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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 포럼] 자동차 대체부품 활성화…한국의 ‘보쉬’ 키워야 - 김석원 한국자동차부품협회 회장
1903년 우리나라에 자동차가 처음 도입된 이후 100여년이 지난 지금 한국은 명실상부한 세계 5위의 자동차 강국으로 성장했다.

자동차산업은 국내 제조업 전체 생산의 11.59%, 부가가치의 11.06%, 고용의 10.93%를 차지하는 국가적 산업이다. 이처럼 자동차 산업이 눈부신 성장을 거두는 사이 국내 자동차 부품 산업 역시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하지만 지난 2014년 기준 세계 100대 자동차 부품업체 중 한국 기업은 5곳에 불과했다. 게다가 순위를 차지한 국내 업체는 모두 완성차 업체 위주로, 세계 1위 부품업체인 독일의 보쉬처럼 자체 브랜드를 가진 업체는 아직 없다. 세계 자동차 부품업체로 뽑힐 만큼 한국의 자동차부품산업이 발전되어 있지만, 뛰어난 기술력을 가진 국내 중소기업의 브랜드는 알려져 있지 않다.

국내 자동차 부품 산업의 도약과 사고 수리 때 보험료 절감을 위한 소비자 편익 증대를 위해 시급한 것이 바로 ‘대체부품 인증제도’의 활성화를 통한 인증품(대체부품) 시장 확대다.

대체부품 인증제도는 지난해 1월 시행됐지만, 아직 활성화 단계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특히 사고 때 고가의 수리비가 드는 수입차의 경우 안전과 직접적인 영향이 없는 부품도 모두 순정품으로 사용할 경우, 소비자의 부담과 보험료 증가가 불가피하다.

미국의 경우 충돌사고 시 교환 빈도 높은 몰딩, 범퍼, 램프류의 인증부품과 관련한 소비자 불만 접수 건수는 사용 부품 건수의 0.035%에 불과하다. 순정품과 비교해 품질이나 성능 면에서 뒤쳐지지 않는다는 방증이다.

국내 대체부품 공급이 활성화될 경우 자동차 제작사에서 만들어낸 부품과 비교해 성능과 기능이 동일하거나 뛰어난 부품을 수리용으로 사용할 수 있게 돼 부품의 다양성과 기능향상이 기대되는 것과 동시에 순정품 가격 또한 인하되는 효과가 예상된다. 미국자동차부품인증협회(CAPA) 인증부품의 가격은 순정품에 비해 50~70% 저렴하고, 이에 따라 순정품의 가격 또한 30%가량 인하되는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대체부품 활성화는 완성차에 부품을 납품하는 하청업체의 입장에서도 수직적 갑을관계가 수평적 관계로 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기술력을 가진 자동차부품 제조사들이 하청적 구조에서 벗어나 자기브랜드를 가지고 국내외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며, 자동차 배터리처럼 자기 브랜드를 가지고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폭제가 될 것이다. 나아가 자동차부품산업의 성장은 고용창출과 지역경제활성화를 이끌어내어 창조경제의 신성장동력으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자동차 부품업계는 특정 완성차의 절대적인 지배력에서 벗어나 ‘독립’을 해야 한다. 물론 부품제조사들이 독립을 하기 위해서는 완성차 중심의 OEM 대체시장이 필요하다. 이에 대체부품 인증제도가 그 시발점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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