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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팝콘정치] 찌라시, 與는 ‘범람’ vs 野는 ‘청정’…차이는 ‘공천권’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개연성은 있지만, 진실은 알 수 없다. 그래서 더 매력적이다. 만드는 자는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여론을 뒤흔들 수 있고, 받아보는 자는 흥미진진하다. 최근 2주간 새누리당을 뒤흔든 ‘찌라시(사설 정보지)’의 속성이다.

지난달 27일 불거진 ‘살생부 파동’을 시작으로 오늘(11일)까지 총 14일 동안 새누리당에는 구설(口舌)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 3일에는 공천관리위원회가 공천 신청자 자격심사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여론조사 결과가 왜곡ㆍ유출되며 파문을 일으켰고, 그로부터 닷새 뒤인 8일에는 ‘친박 핵심’ 윤상현 의원의 취중 막말이 당을 흔들었다. 친박계의 ‘공천개입’ 논란이다.

급기야 지난 10일에는 한 찌라시에서 ‘윤 의원의 통화상대’로 지목된 박종희 공관위 2사무부총장이 해명 기자회견을 자청하는 한편, ‘윤 의원 음해를 위해 녹취록을 유출했다’고 표현된 안상수 의원이 “찌라시 작성자를 고발하겠다”고 강경하게 나섰다.

[사진=게티이미지]

그러나 같은 기간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단 한 건의 찌라시 파동도 일어나지 않았다. 컷오프(공천배제) 명단 발표를 앞두고 일부 현역의원의 이름이 오르내리긴 했지만 대부분 사실이었고, 그에 따른 추가 논란이나 계파갈등도 일어나지 않았다.

4ㆍ13 총선 후보자 선정을 위한 ‘공천 정국’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여권에만 유독 ‘음모론’이 판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여야의 차이는 각 당의 대표가 가진 ‘공천권’의 유무(有無) 에서 기인한다는 것이 정치권의 일반적인 해석이다. 더민주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공천권을 전적으로 행사하는 반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에게는 실질적인 권한이 전혀 없다.

특히 더민주는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를 중심으로 ‘불만세력’이 이탈하면서 친노와 비노간 계파갈등의 소지가 상당히 줄어든 모양새다. 지도자에게 일임된 강력한 권한과 특수한 환경이 맞물려 구성원들의 ‘자발적 자중자애’를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당초 국민에게 돌려주기로 했던 공천권이 친박계 이한구 공관위원장에게 상당 부분 넘어가면서 권력의 이곳저곳에 분산된 상황이다. 친박과 비박, 어느 계파 쪽으로 전세가 기우느냐에 따라 의원 개개인의 득실이 갈리게 되는 셈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결국, 허구와 사실을 절묘히 버무려 상황을 유리하게 만들려는 공작이 난무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재 역권의 구조”라고 말했다.

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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