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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인 5명중 3명, 심부전 증상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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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심장학회 심부전연구회, 한국심장재단 조사 결과 발표

- 국내 심부전 환자수 최근 5년간 20% 증가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심장의 펌프 기능에 이상이 생기는 심부전 환자가 최근 증가 추세에 있다. 10년 새 사망자가 약 3배 증가했지만, 국내 성인 대부분이 심부전 증상을 과소평가하고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이들도 절반 이상이 증상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질병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 간 국내 심부전 환자수는 약 20%, 진료비 부담은 37.5% 증가했다. 사망률도 가파르게 증가해 통계청에 따르면 고혈압성 심장질환, 급성 심근경색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소폭 증가하고 있는 반면, 심부전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지난 10년 간 약 3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수와 진료비 부담이 커지고 있지만, 심부전에 대한 인식이 높지 않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한심장학회 심부전연구회(회장 전은석)와 한국심장재단이 20~70대의 성인 남녀 136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절반 이상이 ‘심부전’을 기타 질환과 구별하지 못해 고령화 시대 주요 위중 질환인 심부전에 대한 국민 인지도가 매우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번 설문 조사는 심부전연구회가 대국민 심부전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진행하는 ‘펌핑하트 캠페인‘의 일환으로 심부전 인지도를 알아보기 위해 한국심장재단의 서면 조사와 모바일 리서치 서비스 전문 업체인 ‘오픈 서베이’에 의뢰해 진행했다.

조사 결과 심부전의 정의를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약 40% 만이 ‘심장이 충분히 펌프질을 하지 못해 신체로 충분한 혈액을 보내지 못하는 것’이라고 바르게 응답했고, 나머지 응답자들은 심부전을 뇌졸중, 심장 마비, 동맥 경화 등 기타 질환과 혼동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고혈압, 심근경색증, 판막질환 등 심부전 위험을 높이는 원인 질환을 앓았던 고위험군의 절반 이상이 심부전을 다른 질환과 구별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부전의 대표적인 증상을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약 75%가 협심증의 ‘가슴의 날카로운 통증’이라고 틀리게 답해 심부전의 질환 정의 뿐 아니라 증상 등 기본적인 질환 정보도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심부전의 질병 부담에 대해서도 과소 평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심부전이 뇌졸중, 협심증, 심근경색보다 사망률이 높고 입원 1회당 비용이 높지만, 응답자 대부분은 뇌졸중이 가장 두렵고 비용이 높을 것이라고 답해 심부전의 위중성에 대한 인지도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5%의 응답자가 심부전의 증상인 ‘계단을 오르는 등 거동이 힘들다’를 정상적인 노화의 증상으로 생각한다고 답해 심부전 조기 진단과 관리에 대한 대응 인식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부전은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한 위중 질환으로 방치하거나 관리가 늦어지면 사망률과 재입원율 등 예후(치료 후 경과)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심부전은 심장 질환의 가장 마지막 단계에 나타나 첫 급성 심부전 발생 1년 안에 3명 중 1명은 사망할 정도로 예후가 좋지 않다.

그러나 응답자들의 대다수는 심부전 증상이 나타나도 2일 이상 지켜본 후 병원을 방문하겠다고 답해 심부전의 위중성을 간과해 골든 타임을 놓칠 위험성이 높았다.

정욱진 가천의대 심장내과 교수(대한심장학회 심부전연구회 총무위원장)는 “심부전과 관련해서 국내에서 처음으로 실시한 이번 설문 조사에서 심부전에 대한 국민들의 인지도가 매우 낮으며 사망률과 비용 부담 등 위험에 대해 과소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심부전은 완치의 개념이 없고 일부 암보다 생존율이 낮은데다 반복적인 입원에 따른 비용 부담도 막중해 전 세계적인 공중 보건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심부전을 잘 알고 올바른 치료로 관리하면 예후를 개선하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만큼 심부전과 질환 심각성에 대해 알고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초고령화 사회에서 국내 심부전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환자 개인과 국가적 의료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국가적인 재정 및 지원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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