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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업 올해도 춥다… 이란 훈풍 불구 ‘수주 가뭄’ 여전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수주가뭄에 시달리던 조선업계가 ‘이란발 훈풍’ 덕에 모처럼 미소짓고 있다. 최대 180억달러에 이르는 선박 수주 가능성이 제기된 덕이다. 다만 여전히 전문가들은 조선업계에 대해 ‘좋지 않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기회는 과장됐고, 우려는 현재에도 진행형이란 설명이다.

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국 조선업계는 올해 1월~2월 사이 단 3척의 선박만을 수주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국내 조선업체의 수주량이 42척이었다는 것과 비교하면 수주 실적은 급전직하 수준이다. 이는 올해부터 적용되기 시작한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Tier III) 강화로 인해, 지난해 말 집중적으로 발주가 몰린 원인도 크다.

다만 발주 물량 기근 현상은 1월~2월을 넘어 한해 내내 유사 분위기가 계속될 수 있다는 것이 우려의 핵심이다.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가 가속화되면서 발주물량 자체가 극히 저조하기 때문이다. 올해 1~2월 글로벌 선박 발주량은 104만CGT(33척)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528만CGT(225척)이 발주됐던 것과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경쟁국인 중국도 지난달 한 척을 수주하는데 그쳤고, 일본도 5척밖에 수주하지 못했다.

이란이 대규모 선적을 발주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발주 물량을 최대치로 잡더라도 올 한해 업황 부진을 면키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이란은 향후 4년간 최대 9조원 가량의 유조선, LNG(액화천연가스)선 등을 발주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재천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란은 유조선과 LNG(액화천연가스)선 등에 발주 관심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장기적으론 최대 9조원 가량 발주 가능성이 있다”며 “올해 발주 가능한 물량은 3조원 가량”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발주 물량을 한국 조선사들 외에도 중국과 일본 조선사들과 나눠가져야 한다는 점이다. 또 이란의 주요 발주처들이 재정 상태가 부실한 상태인 경우가 많다는 점도 주요 변수로 지목된다. 수주 과정에 대규모 ‘선박금융’이 필수적이란 설명이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란 수주에 있어 관건은 금융조달이다. 현재 가장 적극적이고 자금력이 강한 금융기관은 중국 정책은행”이라며 “한국 조선사가 중국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적절한 자금조달 방안이 동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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