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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세돌 vs 알파고]‘인공지능 대이벤트’…수혜자 구글, 뒤쫓는 중국, 방 내준 한국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테스트 배드’ 대한민국, ‘추격조’ 중국, ‘수혜자’ 구글”

과거 스마트폰, 또 인터넷 시장에서 보여줬던 ICT 업계의 글로벌 원칙이 인공지능(AI)에서도 반복되고 있다. 이세돌 9단이 구글 알파고의 도전을 받아들이며 우리나라는 첨단 ICT 산업의 첨병으로 다시 한 번 부각받았고, 중국은 뒤늦게 커제 9단과 중국산 AI의 대결을 성사시키며 배끼기에 나섰다. 그리고 100만달러의 상금을 내건 구글은 100배가 넘는 광고 효과를 누렸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세기의 대결을 하루 앞둔 8일 관련 업계에서는 구글이 누릴 다양한 광고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100만달러의 상금과 알파고를 유지보수하는데 드는 비용의 수십, 수백배를 앞으로 5차례 펼쳐질 대국으로 모두 뽑고도 남는다는 분석이다.

구글은 이번 대국이 국내 뿐 아니라, 바둑이 생소한 미국 및 유럽 등 전세계에서도 주목 받으며 이미 계산하기 힘들정도의 마케팅 효과를 거두고 있다. 여기에 5번의 대국 때마다 쏟아질 보도까지 더하면 홍보 효과는 돈으로 따지기 힘들 정도다. 심지어 대국 생중계까지 구글의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를 통해 이뤄진다. 구글이 판을 깔고, 한국의 이세돌 9단이 함께하는 잔치의 경제적 효과는 모조리 구글로 다시 되돌아가는 모양새다.



심지어 이세돌 9단은 패할 경우 명성에 손상을 입을 수 있지만, 알파고는 지더라도 ‘세계 인공지능 대표주자’라는 브랜드를 얻을 수 있다. 알파고가 승리한다면 구글은 인류 과학 역사에까지 이정표를 세우게 된다.

이세돌 9단으로 대표되는 우리나라도 이번 대국을 통해 작지 않은 소득을 얻을 전망이다. 향후 성장성이 무궁무진한 인공지능 시장에서 최고의 기술을 실전에 적용해볼 수 있는 ‘테스트 마켓’의 명성을 재확인하는 셈이다. 과거 발빠른 초고속인터넷, 또 이동통신 투자를 바탕으로 세계 굴지의 단말기, 장비 회사들이 가장 먼저 신제품을 선보였던 최첨단 ICT 강국의 효과를 인공지능에서도 누릴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이는 미국과 중국 등 인공지능 선진국에 비해 2년 정도 뒤처진 것으로 평가받는 국내 관련 산업 발전에도 크게 도움이 될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한 발 늦은, 하지만 빠른 속도로 따라오는 중국의 모습도 재현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프로바둑 기사 커제 9단과 중국의 사물인터넷 업체 노부마인드는 지난 7일 저녁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이거우선지’와 커제 9단의 대결을 알렸다. 상금은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에 걸린 금액과 똑같은 100만 달러다. 심지어 기자회견 방법까지 화상연결로 이뤄졌던 이세돌-알파고 기자회견을 그대로 따랐다.

바이두의 딥러닝 연구소에서 일했고, 인공지능 이거우선지를 만들기도 한 우런은 “이미 알파고와 비슷한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했다”며 “이제 첫 발을 뗀 정도지만, 기술적 장애는 없다. 앞으로 실제 기사들과 대국하며 보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커제 9단은 “앞서 진행된 인공지능과 사람의 대국 기보를 살펴봤는데, 현재로서는 기계가 나를 이기는 것은 기본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세돌-알파고의 세기의 바둑대결은 이처럼 지구촌에 다양한 풍경을 만들고 있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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