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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대선에 부는 극우주의바람 왜?] 트럼프·난민·브렉시트…‘극우 전성시대’
경제위기 빈부차 커져 불만 팽배
극우정치세력 득세 기존체제 위협
트럼프 反이민정책 지지층 확대등
일부선 “테러보다 위협적” 우려


바야흐로 ‘극우의 시대’다. 현대 민주주의의 본산이라 할 수 있는 미국과 유럽에서 극우 정치세력이 득세하며 기존 정치체제를 위협하고 있다. 미국 대선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높은 인기를 구가하며 민주ㆍ공화 양당체제를 무너뜨릴 기세고, 난민 위기에 빠진 유럽에서는 통합을 향한 정치 실험이 난관에 가로막혔다. 서구의 극우는 경제위기, IS 테러, 시리아 난민 사태를 양분으로 자라났고, 미 공화당 분열, EU 붕괴, 브렉시트 등의 열매를 낳았다는 점에서 현재의 국제 이슈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다.

▶서구 민주 국가에 부는 극우 바람=미국의 트럼프 열풍은 극우를 향한 바람의 세기가 얼마나 큰 지 짐작할 수 있는 가늠자다. 기성 정치의 이단아인 트럼프는 반(反) 이민, 보호무역과 같은 정책으로 엄청난 지지를 끌어모아 공화당 경선의 선두 주자가 됐다. 그는 멕시코와의 국경에 ‘만리장성’을 쌓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쿠클럭스클랜(KKK)와 같은 백인우월주의 단체의 지지를 받으며, 그의 유세장에서는 흑인이 아무 이유없이 쫓겨나는 일도 일어난다.

‘미국인의 상식’과는 너무도 동떨어진 기행에, 민주당은 물론이고 공화당 주류와 주요 오피니언 리더, 정치자금 후원단체 및 주류 언론 모두가 그를 막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지지율은 요지부동이다. 조지 부시 정권의 핵심축이었던 네오콘을 비롯한 일부 보수층에서는 상대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하는 것이 낫다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다. 트럼프를 막기 위해서라면 민주ㆍ공화당이 손이라도 잡을 기세다. 비슷한 일은 석달전에도 있었다. FN은 지난해 12월 지방선거 1차 투표에서 28%의 지지율로 사회당, 공화당을 물리치고 1위에 등극했다. 충격에 빠진 사회ㆍ공화당은 2차 투표에서 연합해 표를 한쪽에 몰아 주고서야 FN을 간신히 저지했다. 좌우가 합작하지 않고서는 막기 힘들만큼 세력이 커져 버린 것이다.

이밖에도 유럽 각국에서는 극우정당과 단체가 힘을 과시하고 있다. 오스트리아에서는 극우 자유당이 지난해 10월 빈 시장 선거에서 작은 차이로 패배했을 정도로 수권 능력을 보여줬고, 네덜란드 자유당도 지난 1월 당장 총선을 치른다면 제 1당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여론조사 결과를 받았다.

▶경제위기가 키운 극우… 테러보다 심각한 위협=극우가 서구 정치사회에서 이처럼 세력을 크게 팽창할 수 있었던 근본 배경으로는 경제 위기가 꼽힌다. 독일 ifo 경제연구소가 1870~2014년 사이 유럽 등 20개 선진국의 정치ㆍ경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금융위기 이후 항상 극우정당 또는 포퓰리즘 성향의 우파 정당이 득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1929년 대공황 후 이탈리아와 독일 민심을 장악한 파시스트당과 나치당이 대표적이다. 또 1980년대 후반 스칸디나비아 금융위기 때는 노르웨이와 덴마크에서 극우 정당이 활개를 쳤다.

최근 극우의 팽창도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과 유럽의 경제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빈부격차가 심화한 것이 원인이다. 

김성훈 기자/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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