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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DTV의 이유있는 몰락
콘텐츠 부재로 방송송출 사실상 중단…50% 넘던 판매점유율 2년만에 8%대로


‘TV의 미래’로 불리던 3DTV가 몰락하고 있다. 3D 콘텐츠 개발이 이뤄지지 않는 가운데 방송사도 3D 방송 송출을 사실상 중단한 때문이다.

7일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에 따르면 2월 TV시장에서 3DTV의 판매점유율은 지난 2011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8%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예상 판매점유율 역시 8.4%로, 한자릿 수대로 떨어질 것으로 점쳐진다.

이 같은 점유율은 50%를 넘었던 2년 전 판매점유율의 약 7분의 1 수준이다. 3D TV 시장점유율은 2014년 1분기에 54.4%를 기록했다. 영화 ‘아바타’에 이은 월드컵 붐이 3D TV의 인기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이후 열기가 식기 시작했다. 2015년 2분기 47.3%, 3분기 34.2%, 4분기 32.9%로 속락세를 보였다.

그러다가 2015년 들어서는 아예 미끄럼틀을 탔다. 그해 1분기 31.2%에서 2분기 22.5%로 20%대로 내려간데 이어 3분기 17.5%. 4분기 14.4% 등으로 10%대까지 주저앉았다. 이에 그치지 않고 올해 1분기에는 한자릿 수대까지 떨어지게 됐다.

3DTV의 몰락은 어느 정도 예견돼 왔다. ‘킬러 콘텐츠’의 부재로 기대만큼 콘텐츠 소비가 일어나지 않았으며,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자 콘텐츠 제작사업 역시 위축되는 악순환이 일어났다.

다양한 기능과 경험보다는 ‘4K UHD’ 등 화질을 중시하는 시장 분위기도 한 몫 했다.

실제 UHD를 지원하는 TV의 판매점유율은 작년 초 10% 안팎에서 올해 2월에는 26%까지 치솟았다.

이런 탓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3DTV 신제품을 출시하지 않거나 대폭 축소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나와 관계자는 “3DTV는 최근 3D영화나 게임을 즐기는 매니아, 또는 하이엔드 유저를 중심으로 활용되고 있다. 시장 역시 이에 맞춰 프리미엄으로 재편될 것”이라 말했다.

한편 국내외 TV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LG전자와 삼성전자는 3D 방송 수신 방식을 놓고 격론을 벌이며 싸웠다. LG전자는 TV와 안경에 필름을 부착하는 평광(FPR) 방식을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경이 가볍고, 제작비용이 덜 든다는 이유를 댔다.

반면 삼성전자는 TV와 안경에 모두 회로를 심는 ‘셔터 글라스(SG)’ 방식을 채택해야 한다고 맞섰다. 이런 상황에서 3D방송 시장은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방송사도 시험방송만 하다가 방송송출을 사실상 중단했다. 3D 영상 콘텐츠 개발이 없어 시장이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콘텐츠 개발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가 외면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3D방송을 수신하려면 TV 대당 제작비용이 5만~10만원 가량 올라간다”며 “콘텐츠 개발도 없고, 방송송출도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굳이 좀더 비싼 3D TV를 살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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