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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로체험버스 첫 운행] 시골학교 달려간 셰프·디자이너…아이들 꿈을 키워주다
전북 김제 금구중학교 첫 방문
요리, 패션·보석디자인 등 체험
금속재료 깎고 두드려 반지로…
“이런 직업도 흥미롭다 생각했죠”
“자유학기는 진로고민 최소기회”
이준식 부총리, 학생들과 대화


“유명 셰프를 만나 요리하는 법을 배우니 정말 재밌고 뜻깊은 자리였어요.” (금구중 1학년 온석현 군)

전북 김제시 금구중학교에서 진로체험버스가 올 첫 운행을 시작하며 평소 접하기 힘든 여러가지 체험교실을 열었다. 이 날 학생들은 세프, 디자이너 등과 함께 자신의 꿈을 키울 수 있는 소중한 체험을 했다.

봄비가 촉촉히 내린 지난 4일. 전북 김제시 금구중학교 운동장에는 대형버스가 자리잡고 있었다. 자유학기제 시행 이후 농산어촌의 중학교를 돌며 운영되는 진로체험버스가 올해 첫 운행을 시작한 것이다. 금구중은 전체 학생이 96명인 작은 시골학교다. 이날 진로체험교육은 평소 접하기 힘든 패션디자인 교실과 셰프 요리교실, 보석디자인 체험교실, 3D프린팅 체험교실, 성우 체험교실 5가지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학생들의 설문조사를 통해 마련된 것이다.

2층 셰프 요리교실. 유명 호텔에서 셰프로 근무했던 박준수 씨가 초밥만들기 교육을 하고 있었다. 수업에 참여한 15명의 학생들은 셰프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놓치지 않았다. 황원택(2학년) 군은 “요리사의 꿈을 갖고 있지만 셰프를 만나 요리하는 법이나 자세에 보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3층에 마련된 보석디자인 체험교실. 20여명의 학생들이 디자이너의 지시에 따라 금속재료를 깎고 두드리며 반지를 만들고 있었다. 평소 하기 어려웠던 작업들을 직접해 본 학생들은 호기심을 넘어섰다. 송미애(2학년) 양은 “(금속재료를 연마하는) 줄 도구를 사용해 난생 처음으로 반지를 만들어봤다”며 “처음이라서 그런지 재밌고 이런 직업도 흥미롭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전북 김제시 금구중학교에서 진로체험버스가 올 첫 운행을 시작하며 평소 접하기 힘든 여러가지 체험교실을 열었다. 이 날 학생들은 세프, 디자이너 등과 함께 자신의 꿈을 키울 수 있는 소중한 체험을 했다.

황군과 송양 모두 지난해 자유학기제 수업을 들은 2학년생. 이들은 “자유학기제 수업 이후 다양한 체험을 하다보니 점점 꿈과 목표가 명확해졌다”며 “학교 가는 길이 더욱더 재밌고 기다려졌다”고 전했다.

금구중은 지난해 자유학기제를 시범운영한 학교다. 책 읽기와 손편지 쓰기를 생활화한 금책은글, 축구로 모두가 하나되는 금구 G리그, 미래 포터그래퍼의 꿈을 키워주는 예술꽃 씨앗학교 등 다양한 자유학기제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학교측은 교장실을 카페로 리모델링해 주민들에게 개방하고 주민들은 학교측에 스튜디오와 갤러리를 기부하며 지역사회와 협력해 자유학기제를 성공적으로 운영해오고 있다.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올해 진로체험버스 첫 운행을 살펴보기 위해 금구중을 방문했다. 한 학생이 “부총리님의 어릴 적 꿈은 무엇이었나요”라고 묻자 “저도 여러분과 마찬가지로 시골에서 학교를 다녔다”고 운을 뗀 이 부총리는 “어릴 때 동네에 있던 카센터에서 일하는 분들을 보면서 정비사의 꿈을 키웠고, 정비사가 되려면 공학기술자가 돼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 다음부터 수학과 과학수업이 재밌고 즐거웠다”고 말했다. 이어 “목표를 정하고 공부를 하니 학습효과도 더 컸다”며 “체험을 하게 되면 진로에 대한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너무 많은 꿈이 있어 뭘 할지 모르겠다’는 고민에 이 부총리는 “꿈이 많은 것은 결코 나쁜 것이 아니다”며 “그러나 TV 등을 통해 접하는 많은 직업의 화려함만 볼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그 위치까지 오르기까지의 노력을 보는 것이 중요하고 나는 그 노력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해보며 체험을 통해 결정해 나가면 좋을 것”고 말했다.

자유학기제 시행에 따른 학업 성취도 문제와 도농격차에 대한 우려와 관련 그는 “자유학기제는 그냥 풀어놓고 놀리자는 게 아니다. 주입식, 암기식 교육대신 학생들이 스스로 진로와 진학을 고민해볼 수 있는 최소한의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라며 “지난해 자유학기제 시범운영 학교들의 학부모 만족도는 높게 나타났으며 아이들의 학업 성취도도 높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자유학기제 프로그램 도농격차 문제 해결을 위해 진로체험버스 운행과 영상멘토링, 대학참여 체험학습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부총리는 “미래사회는 아이디어의 시대이자 협업의 시대”라며 “학생 여러분이 스스로 자신의 재능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방향을 찾아 자기주도적으로 공부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격려의 말을 남겼다.

김제=박세환 기자/gre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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