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오전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축구장 크기 3.6배로 한눈에 들어오지도 않는 해양플랜트가 위용을 드러냈다. 대우조선해양이 세계 최초로 건조한 FLNG(Floating LNGㆍ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다. 이는 바다 위에 떠있는 공장에 가까웠다. 이날 이 FLNG는 ‘PFLNG SATU’라는 이름을 받았다. ‘P’는 선주사인 페트로나스, ‘SATU’는 말레이시아어로 숫자 1을 뜻한다. ‘PFLNG 1’는 세계 최초로 만들어진 FLNG에 걸맞는 이름이다. 이날 명명식에는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과 발주처인 말레이시아 국영에너지기업 페트로나스의 완 즐키플리 완 아리핀 회장을 비롯한 내외빈 100여명이 참석했다.
FLNG는 가스전 옆에서 바로 정제, 저장한 후 배에 실을 수 있다. 육상설비를 따로 지을 필요도 없어 비용도 아낄 수 있다. |
FLNG는 심해에 있는 천연가스를 채굴해 저장과 하역이 가능한 신개념 설비다. 기존 해양 가스전에 비해 생산과정, 이동성, 비용 측면에서 장점이 많다. 심해에 묻힌 가스를 바다 위에서 생산ㆍ정제ㆍ액화ㆍ저장ㆍ하역까지 한번에 끝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전까지는 해양채굴설비에서 생산된 가스를 긴 파이프라인을 설치해 육지로 보내 액화ㆍ저장 단계를 거쳐야했다. 육상에 저장된 가스는 LNG선에 실어 다시 운반해야한다.
FLNG는 이런 과정을 모두 바다 위에서 끝낸다. FLNG는 가스전 옆에서 바로 정제, 저장한 후 배에 실을 수 있다. 육상설비를 따로 지을 필요도 없어 비용도 아낄 수 있다. 위험한 가스 설비를 육지에 두지 않아 환경과 안전 측면에서도 이점이 많다.
정성립 사장은 “FLNG는 모든 것을 한 곳에 모은 올인원(All in One) 설비”라며 “기존 게임 판도를 바꾸는 새로운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FLNG는 대우조선해양이 2012년 6월 8억 달러(약 1조원)에 수주한 뒤 3년 9개월 만에 완성됐다. 모든 기능을 한 곳에 모아놓은 설비답게 규모로도 압도한다. 길이 365m 폭 60m로 프랑스 파리 에펠탑을 눕힌 것보다 길다. 상부에 있는 생산구조물 무게만 4만 6000t다. 총 무게는 12만t이다. 선체(Hull) 부분에는 최대 18만㎥의 LNG를 저장할수 있다. 한국 하루 가스 소비량과 맞먹는 규모다. 특히 선체 부문은 기본설계부터 제작까지 대우조선해양의 자체 기술로 모두 완성했다.
FLNG는 4월 말 선주에 최종 인도된다. 이후 말레이시아 사라와크주 북서부 해역 카노윗 유전에 투입돼 연간 최대 120만t에 달하는 LNG를 생산할 계획이다.
거제 = 권도경 기자/ k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