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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찔한 김포공항] 여객기 1.7분에 1대 뜨고 내리는데…훈련용 경비행기 위태로운 이착륙…김포공항은 지금 ‘아찔한 비행중’
최근 훈련용 추락 2명 사망
사설업체 8곳 17대 훈련중
크기작고 조종미숙 관제어려워
선진국 운항금지와 대조적


하루 수백편의 국내선, 국제선 대형 여객기가 뜨고 내리는 김포공항에서 훈련용 경비행기를 운항하는 것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런 주장은 최근 김포공항에서 비행교육업체 소속의 훈련용 경비행기가 추락해 2명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사고가 수백명을 태운 대형 여객기 사이로, 경비행기들이 잇따라 위태로운 이착륙을 이어가는 김포공항의 위험성이 그대로 드러난 사례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포화상태’ 김포공항=국내 비행 교육 업체는 총 16곳으로 50여대의 항공기를 운영하고 있다. 김포공항에는 사설 훈련업체 8곳이 17대의 경비행기로 교육하고 있다.

이 과정을 수료하게 되면 경비행기 자격증을 딸 수 있고, 추가 비행 경력에 따라 사업용 또는 운송용 항공기 자격증까지 딸 수 있다. ‘조종사’ 직업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자격증을 따려는 사람들의 발길도 이어지는 추세다.

훈련용 경비행기의 운항 횟수는 해마다 늘고 있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2012년 연평균 1만7292회였던 운항횟수는 2014년 2만8017회로 껑충 뛰었다.

문제는 김포공항이 포화상태라는 점이다. 저비용항공사(LCC)와 국제선 증가 등으로 운항 피크 시간대인 오전 9시대는 2015년 기준 시간당 운항편수가 35회에 달한다. 1.7분에 한 대 꼴로 항공기가 이착륙한다는 뜻이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의 시간당 평균 운항편수는 32회에 달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공항내 비행기의 이착륙을 컨트롤하는 관제탑 또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포공항의 시간당 최대 관제 항공기 대수는 41대인데, 여객기들이 붐비는 오전 10시부터 12시, 오후 5시부터 8시 사이에 운항하는 경비행기 숫자는 수십대에 이른다. 게다가 훈련용 경비행기는 크기도 작고 조종사의 숙련도도 떨어져 관제가 훨씬 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항공선진국들은?=해외 유명 공항들은 안전상의 이유로 경비행기, 특히 훈련용 경비행기 운항을 엄격하게 금지 또는 제한하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톰 브래들리 국제공항은 훈련용 경비행기 운항을 전면적으로, 워싱턴 국제공항은 밤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운항을 각각 금지하고 있다.

일본 도쿄 나리타 공항과 하네다 공항도 훈련용 경비행기의 운항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영국의 런던, 프랑스 파리, 독일 프랑크푸르트공항에서도 훈련용 경비행기를 운항할 수 없다.

항공 선진국에서는 대형 공항 주변이나 외곽에 별도의 경비행기 활주로를 만들어 활용하고 있다. 여객기와 경비행기 계류장을 철저히 분리한 것이다.

▶대안은 없나=항공사고는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진다. 훈련용 경비행기 운항이 문제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지난 2014년 4월 양양공항에서는 훈련 중이던 경비행기가 관제탑의 지시를 무시하고 항로를 이탈하는가 하면 2013년에는 한 경비행기가 이륙하던 중 활주로에서 타이어가 터졌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지방공항으로 훈련업체를 이전시키거나 전용 훈련장을 건립하는 등의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여객기가 붐비는 시간 대에 운항을 제한한다거나, 안전 강화대책 발표만으론 실질적인 해결책이 되기 어려워 운항횟수가 적은 지방공항을 활용하는 등의 실질적인 해결책을 내놔야 한다는 것이다.

담당 부처인 국토교통부도 김포공항의 경비행기 운항이 안전에 위협이 된다는 점은 인식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조치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유재훈 기자/igiza7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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