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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의 사이버 망명 시작? 테러방지법 통과에 텔레그램 가입 행렬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테러방지법이 통과하면서 해외 메신저 ‘텔레그램’의 가입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테러방지법이 지난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텔레그램 가입자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테러방지법으로 인해 사생활 검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카카오톡 등 국산 메신저 이용자들이 이탈 현상을 보이는 데 따른 것. 텔레그램은 이날 애플 앱스토어 무료 앱 카테고리에서 3위까지 올랐다.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도 이틀 째 이름을 올리고 있다.

따라서 제2의 ‘사이버 망명’이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텔레그램은 2014년 벌어진 카카오톡 대거 이탈 사태로 주목 받았다. 당시 검찰이 사이버 명예훼손 전담 수사팀을 발족하고 검열을 강화할 방침을 밝히자, 카카오톡 대화 내용도 열람이 가능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조성됐다. 이에 암호화 기반의 메신저인 텔레그램이 대안으로 떠올랐고, 국내 메신저 이용자들의 가입 행렬이 줄을 이었다. 텔레그램은 검찰의 검열 강화 발표 후 일주일 만에 국내 이용자 수가 10배 이상 늘었다. 국내 애플 앱스토어 무료 카테고리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텔레그램의 인기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반응을 내놓는다. 낯선 사용자 환경(UI)과 편의 기능 부족, 결정적으로 지인들과의 연결성이 떨어지는 점 등의 이유가 꼽힌다. 실제로 2014년 당시에도 텔레그램 가입자가 단기간 늘긴 했지만, 꾸준한 실 사용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모바일 메신저는 수많은 사용자들과 연결돼 있다보니 관성이 크다. 다수가 애용하는 메신저를 쉽게 이탈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텔레그램 ‘대란’ 이후에도 카카오톡 사용자들의 메신저 이용량은 예전과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텔레그램은 러시아 최대 SNS 브콘닥테를 설립한 파벨 두로프가 만든 메신저다. MT프로토를 적용해 모든 메시지가 암호화되는 까닭에, 데이터를 빼돌려도 그 내용을 들여다보긴 어렵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메시지를 삭제하는 기능도 있다. 따라서 제 3자에게 메시지가 노출되거나 정부의 검열을 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이버 망명지’로 떠올랐다. 두로프는 최근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텔레그램 창립 이후 2년 반 동안 어떤 고객 자료도 유출한 적이 없다”며 보안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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