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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더스카페] 쉼보르스카의 유작 ‘충분하다’ 외 신간다이제스트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
 
▶충분하다(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지음, 최성은 옮김, 문학과지성사)=“모차르트의 음악같이 잘 다듬어진 구조에, 베토벤의 음악처럼 냉철한 사유속에서 뜨겁게 폭발하는 그 무엇을 겸비했다.” 1996년 노벨문학상 작가로 호명된 쉼보르스카를 일러 한림원이 밝힌 수상 이유다. 2012년 2월 타계한 시인의 유고 시집 ‘충분하다’는 그가 숨을 거두기 전 완성한 총 13편의 시와 미완성시 6편, 육필원고를 촬영한 사진 등으로 구성됐다. 그의 시는 평범하고 일상적인 것들로부터 건져올린 삶의 지혜를 담고 있다. 이는 대상을 향한 따뜻한 시선과 관찰, 본질에 다가가려는 태도에 기인한다. 시인은 이를 쉽고 단순하며 정곡을 찌르는 시어로 드러내왔다.‘여기’라는 시는 시인의 이런 특징을 잘 보여준다. “이 땅 위에서의 삶은 꽤나 저렴해./예를 들어 넌 꿈을 꾸는 데 한 푼도 지불하지 않지./환상의 경우는 잃고 난 뒤에야 비로소 대가를 치르고./육신을 소유하는 건 육신의 노화로 갚아나가고 있어.”


▶알수록 정치적인 음식들(킴벌리 A. 위어 지음, 문직섭 옮김, 레디셋고)=밥보다 많이 먹는 커피의 현재 주산지는 서아프리카다. 중남미에서 무대가 바뀐 것이다. 이는 카카오 지배권을 놓고 싸움을 벌인 유럽인들이 카카오나무를 아프리카 식민지에 전했기 때문이다. 베트남은 커피보다 후추 열매로 세계 공급국가로 올라섰다. 이는 정부가 투자 대비 소득이 더 많다는 사실을 깨닫고 정부주도적으로 추진한 결과다. 이에 따라 베트남은 전세계 후추 공급량의 35%를 차지하며 인도를 앞질렀다. 정치학 교수가 쓴 이 책은 세계 음식공급시스템에 의해 공급되는 음식 재료의 숨겨진 진실과 그 안에 담긴 경제학적인 의미를 들려준다, 먹고 사는 문제를 넘어 한 국가의 권력의 수단이 되고 국제 통화시스템을 바꾸는 데 영향을 미치는 음식의 세계를 흥미롭게 담았다.


▶어서 와, 이런 이야기는 처음이지(E.B.폴라드 지음, 이미경 옮김,책읽는 귀족)=110년전 침례교 목사이자 조지타운대 등에서 성서문학을 가르쳤던 E.B. 폴라드는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을 비롯, 이집트, 히브리, 페르시아, 아라비아, 터키, 무어족, 호주까지 동양 여성들의 방대한 삶과 역사를 책 한 권에 담아냈다. 여성들이 사회적으로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가족과 사회에서 어떤 존재였는지 역사적 사실과 전설, 신화, 문학을 통해 드러낸다. 그가 주목한 것은 여성을 대하는 사회적 태도.이는 국가의 흥망과 관련이 있다고 봤다. 가령 로마의 경우 여성들의 열등한 사회적 위치와 모독이 쇠락의 원인이었으며, 히브리는 아내와 미망인을 보호하는 문화와 전통이 이스라엘의 생존과 번영의 밑거름이 됐다는 주장이다. 존중받지 못하는 조선 여성들의 삶, 인도 여성들의 삶을 좌우하는 카스트제도,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았던 페르시아의 여인들, 일본 게이샤의 삶 등 동양에서 여성으로 태어나 산다는 것의 역사적 실체를 파노라마처럼 보여준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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