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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모포비아 논쟁③] 동성애 모임부터 커밍아웃 학생회장까지… 20년 저항史

  • 기사입력 2016-03-02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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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5년 연세대서 삐삐로 회원모아 모임 출범
- 2000년대 잇따라 정식 동아리로 인정
- 타 대학 및 인권단체와 연대하며 성장
- 2015년 서울대에선 레즈비언 총학생회장 탄생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1995년은 국내 대학가에 성소수자 모임이 탄생한 원년으로 꼽힌다.


물꼬는 연세대가 텄다. 사회학과 대학원생이던 서동진 씨는 연세대 학보인 ‘연세춘추’에 ‘게이ㆍ레즈비언 회원을 모집한다’는 글과 함께 자신의 삐삐번호를 공개했다. 음성사서함에는 갖은 욕설과 폭언이 쏟아졌지만 숨어있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이면서 대학 최초의 성소수자 모임 ‘컴투게더’가 만들어졌다.

비슷한 시기 서울대에서도 ‘동성애자의 인권 지수가 0.01’이라는 뜻을 가진 모임 ‘마음 001’이 출범했다.

같은해 6월 ‘컴투게더’와 ‘마음 001’은 서로의 고민을 나누기 위해 기존에 결성된 여성 성소수자 모임 ‘끼리끼리’, 남성 성소수자 모임 ‘친구사이’와 손을 잡았다. 이들 4개 단체가 합심해 만든 ‘한국동성애자인권운동협의회(동인협)’는 1995년을 ‘한국 동성애자 인권운동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한다.

이러한 움직임에 탄력을 받아 같은해 9월 고려대에도 ‘사람과 사람’이란 성소수자 모임이 등장했다.

이들 세 개 대학의 성소수자 모임은 출범 1년만에 새로운 협의체를 조직한다. 1996년 3월 결성된 ‘한국대학동성애자인권운동협의회’는 ‘동성애자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한국 사회의 집단적 침묵을 거부한다’는 발족 선언문과 함께 대학가를 중심으로 인권운동에 나섰다.

이후 건국대와 충북대에도 잇따라 성소수자 모임이 생기는 등 전국 대학에 동성애 담론이 빠르게 퍼져갔다.


이들은 1997년 6월 처음으로 거리시위에 나섰다. 동인협이 서울 탑골공원 앞에서 주도한 이 시위에서 동성애자들은 ‘동성애를 에이즈의 원인으로 기술한 중ㆍ고교 교과서를 개정하라’며 목소리를 냈다.

이러한 노력 끝에 미약하나마 조금씩 변화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서울대 성소수자 모임이 1998년 9월 대학가에선 최초로 정식 동아리로 인정을 받은 것이다. 출범 4년만에 거둔 쾌거였다. 동성애자의 인권 지수를 의미하던 모임 명칭도 ‘마음 001’에서 ‘마음 006(현재 큐이즈)’으로 올라갔다.

같은해 12월에는 교육부가 ‘동성애와 에이즈로 성도덕 문란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는 내용의 기존 고교 윤리 교과서 문구를 삭제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그간 동성애자 단체들이 주장해온 교과서 개정이 결실을 맺었다.

2000년대는 정부를 상대로 한 법적 투쟁의 움직임이 본격화된 시기로 평가된다.

1997년 개설된 국내 최초의 동성애자 사이트 ‘엑스존’에 대해 정보통신부가 2000년 8월 청소년유해매체물 결정을 내리자 동성애자인권연대 등 15개 동성애 관련단체로 구성된 ‘동성애자 차별반대 공동행동’은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동시에 인터넷 내용등급제에 대해 헌법소원도 제기했다.

‘엑스존 사건’을 두고 7년여간 치열한 공방전이 이어졌지만 2007년 대법원은 최종 원고 패소판결을 내렸다. 헌법재판소도 헌법소원에 대해 기각 결정을 내리면서 동성애자 단체는 벽에 부딪혔다.

반면, 성전환자의 성별 변경에 문을 열어 준 판결도 있었다. 트랜스젠더 연예인 하리수 씨가 2002년 호적상 성별을 ‘남’에서 ‘여’로 바꿔 달라며 낸 정정신청을 인천지법이 받아들인 것이다. 4년 뒤 대법원도 성전환자의 호적상 성별정정 신청을 허가하기로 결정하면서 성소수자 단체에선 일제히 환영의 입장을 내놨다.


서울서부지법에선 지난해부터 영화감독 김조광수 부부가 신청한 동성결혼 합법화에 대한 심리를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한편, 1990년대부터 꾸준히 차별반대 운동을 전개해온 대학가에서도 성과가 있었다. 2002년 이화여대를 시작으로 고려대(2003년), 연세대(2007년), 서강대(2013년) 등 서울 지역 7개 학교 성소수자 모임이 학교 측으로부터 예산과 공간을 지원받을 수 있는 정식 동아리로 인준받은 것이다.

지난해 11월에는 서울대에서 여성 성소수자 김보미 씨가 총학생회장에 당선되면서 화제를 모았다. 김씨는 투표인원 8837명(전체 학생의 53.4%) 중 7674명(86.8%)의 찬성을 얻어 ‘국내 최초 성소수자 총학생회장’이 됐다. 서울대에 성소수자 모임이 출범한 지 20년이 되는 해였기 때문에 더욱 특별한 의미로 평가됐다. 학내 기독교동아리에서도 대자보를 통해 성소수자의 당선에 ‘환영한다’는 뜻을 밝히는 등 예전과 한층 달라진 분위기를 보였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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