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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토 에세이 - 서울 양재동·고양 화훼공판장은 지금…] 빨주노초파남보…아우성 치는 봄봄봄…
[포토 에세이] 입춘(立春)은 벌써 지났습니다. 하지만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는 여전합니다. 지나가는 행인들은 어깨를 움츠립니다. 그래도 봄은 오지요. 겨우내 찬바람을 막던 두터운 커튼 사이로 봄 햇살이 슬그머니 새어 나옵니다. 집안 구석구석에 쌓여 있는 먼지를 털어내고 기지개를 펴야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봄의 연상어는 단연 꽃이지요. 서울 양재동과 경기도 고양에 있는 화훼공판장을 찾았습니다. 서늘한 주차장을 지나 문을 열고 들어가면 금세 안경에 김이 서리고, 두꺼운 외투 안은 땀으로 젖어 듭니다. 그 곳에 봄이 있었습니다. 형형색색 자태를 뽐내는 다양한 꽃들이 화사하게 반깁니다. 


[사진=헤럴드DB]
[사진=헤럴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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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단장을 위해, 졸업과 입학식을 축하하기 위해, 우울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이곳을 찾은 사람들의 얼굴에도 꽃이 피어납니다. 얼마 만에 보는 웃음들이었는지 모릅니다. 엄마 손을 꼭 잡고 온 어린아이들은 궁금한 게 많은지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재잘재잘 가게 주인을 잡고 질문공세를 합니다. 그 많은 질문에 답해 주다보면 놓치는 손님도 있을 터인데 싫은 내색 한 번 안합니다. 꽃을 만지는 사람의 마음인 것 같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혼란스럽습니다. 정치권은 시끄럽고, 경제는 어렵고, 사회는 우울합니다. 그래도 봄은 옵니다. 겨울 찬바람을 뚫고 온 봄처럼 우리들 마음속에도 꽃 한 송이 심고, 봄을 맞이해 봤으면 합니다. 

[사진=헤럴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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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안훈 기자/rosedal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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