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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비 털어서 싸우라고?…美 네이비실, 개인돈으로 방탄 헬멧 등 장비 구입
[헤럴드경제=한석희 기자] 자기 돈 내고 싸우라고?…‘세계 최강’이라 불리는 미국 특수부대가 개인돈으로 방탄 헬멧 등 장비를 구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급에서는 특수부대 명성과는 동떨어진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군 기관지 성조지는 해군 특전단(네이비실) 등 미군 특수부대원들에게 군 당국이 임무 수행에 적합한 헬멧, GPS, 지혈대 등을 제때 지급하지 못해 개인 돈으로 구매하는 사례가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네이비실에서 전역한 션 멧션의 경우 4차례의 해외 파견 때마다 군 당국이그와 부하들의 머리 크기를 재고 나서 피탄 충격 흡수 능력이 탁월하고 무전기, 배터리 등 임무 수행에 필요한 장비들과 연결된 최신형 방탄 헬멧 지급을 약속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그와 부하들은 900달러(111만 원)씩 사비를 들여 헬멧을 급하게 사들여 임무를 수행했다고 의회 청문회에서 밝혔다. 특수부대원들이 군 당국의 보급 체계를 벗어나 사비를 들여 구매하는 것은 헬멧, GPS, 의약품뿐만 아니라 구두끈과 태블릿 기기까지 다양하다.

[사진=게티이미지]

리비아 벵가지 주재 미 영사관 테러 공격(2012년 9월 11∼12일) 직후에도 보급품 문제가 불거졌다.

공식적인 보급 체계로는 필요한 품목을 구할 수 없는 미군들을 대신해 이를 구해 공급해주는 비영리 단체 ‘병사들을 위한 직구’(Troops Direct)의 애론 네거본 상임이사는 테러 사건 직후 이틀도 안 돼 현지의 미 해병대 대테러팀(FAST) 지휘관으로부터 저격총용 배터리 등 필수장비를 급하게 보내줄 것을 요청받았다고 털어놓았다.

네거본은 “저격총용 배터리가 없다며 급하게 구해달라는 말을 당시 지휘관에게서 듣고 충격을 받았다”고 실토했다.

그는 이어 지혈대 같은 의약품이 제대로 보급되지 않아 개인적으로 이를 구해야 하는 사례도 빈번하다고 밝혔다. 특히 해외 파견시 상당수 특수부대원은 최신형 헬멧 구매에 1000 달러(123만 원)를, GPS를 사는 데 500달러씩을 개인 호주머니에서 꺼내 사는 실정이라고 네거본은 덧붙였다.

해병대 전투병 출신인 던컨 헌터 하원의원(공화당ㆍ캘리포니아주)은 고난도의 임무를 수행하는 특수부대원들과 해병대 등 정예 부대원들은 “항상 최고의 장비를 지급받아야 한다”며, 그러나 지역구 내 상당수의 특수부대원으로부터 임무 수행에 필수불가결한 보급품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한다며 시정을 촉구하는 민원을 자주 받는다고 밝혔다.

이런 문제는 무엇보다 군 보급 체계의 구조적인 모순에서 비롯된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일관된 지적이다. 국방부 지정 납품업체들이 실제 임무를 수행하는 병사들의 현실적인 필요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납품하다 보니 괴리가 생긴다는 얘기다.

공군 출신인 애덤 킨징어 하원의원(공화당ㆍ일리노이주)도 “이런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이라크전이나 아프간전 같은 수준의 파병이 이뤄진다면 큰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며 “국방부 차원의 정밀조사와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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