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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박이들 인정하고 그로서랑트 열풍불고…이탈리, ‘호시우보’의 결실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이탈리아의 프리미엄 식재료 전문 브랜드 ‘이탈리(EATALY)’가 지난해부터 묵묵히 걸어온 길이 서서히 결실을 맺고 있다. 정통 이탈리아 음식을 경험해 볼 수 있는 곳이라는 입소문이 돌면서 외국인, 트렌드에 민감한 이들 등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다.

이탈리는 정통 이탈리아 식재료와 음식 문화를 선보인다는 목표 아래, 현대그린푸드가 국내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들여온 브랜드다. 이탈리가 지난해 8월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단일 브랜드로는 가장 넓은 규모(1980㎡)로 문을 열자 두 가지 평이 쏟아졌다. 국내에 그로서랑트 시장을 도입한 첫 시도라는 찬사와, 우리가 알던 이탈리아 음식 맞느냐는 의문이었다.

이탈리는 파스타, 피자, 포카치아(담백한 이탈리아 빵), 송로버섯요리 등 923개의 메뉴를 판매한다. 나폴리식 피자, 피에몬테식 스테이크 등 현지 레시피를 고수하다 보니 지난해 여름 첫 선을 보일 때만 해도 당황(?)한 손님들이 많았다. 한국인들의 입맛에도 무난했던 기존 음식과는 달랐기 때문이다. 카르보나라만 해도 계란이 듬뿍 들어간 면을 사용하고, 모짜렐라 치즈는 현장에서 직접 제조해 사용하고 있다.

진가는 현지인(?)들이 먼저 알아봤다. 국내에 거주하는 이탈리아인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지난해부터 이달까지 누적 방문객수 17만명 중 외국인 비중이 10%에 달하고 있다. 판교 IT밸리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엔지니어들이나 주한 이탈리아인, 남성 고객 등의 비중이 높다.

이탈리 한 켠에 마련된 마켓에서는 빵이나 올리브오일, 와인 등 1000여개에 달하는 이탈리아 식재료를 판매하고 있다. 이탈리아 주방용품 브랜드인 ‘알레시’ 등의 제품이나 요리책도 있다. 이탈리가 ‘먹고 쇼핑하고 배운다’는 정신을 내세우며 식당과 식재료점을 결합한 그로서랑트이기 때문이다. 이탈리에서 식재료 매출은 전월보다 20% 성장하고 있다.

이탈리가 국내에 상륙한 이후 그로서랑트 매장이 속속 선보이기 시작했다. 소시지 등 다양한 육가공식품을 판매하는 ‘존쿡델리미트’나 뉴욕제과가 새롭게 모습을 갖춘 ‘뉴욕비엔씨’ 등이 대표적이다.

그로서랑트는 메뉴를 팔면서 자연스럽게 제품 홍보도 할 수 있고, 매장 내 고객 체류 시간을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탈리는 이 같은 장점보다 정통 이탈리아식에 대한 고객들의 인식이 높아졌다는 점이 큰 성과라고 자평하고 있다.

현대그린푸드 관계자는 “식품에 대한 고객들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구색 맞추기식 브랜드 구성은 의미가 없어졌다”며 “제대로 된 이탈리아 음식을 선보이기 위해 들여온 이탈리가 자리를 잡을 때까지 기간으로 1년 반 정도를 예상했는데, 벌써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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