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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한국기업의 VR시장 선점 가능성 보여준 MWC
바르셀로나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16’(MWC 2016)에서 들리는 한국 IT 기업들의 선전 소식이 반갑다. 이번 MWC에서 삼성전자는 신제품 갤럭시S7과 ‘기어 360’ 등을, LG전자는 G5를 알리면서 VR 제품 소개와 개발에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이들의 전시관에는 연일 방문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폐장 직전까지 길게 줄을 설 정도다. 시연자들은 VR을 경험해 보고는 탄성을 지른다.

MWC는 전 세계 이동통신사와 스마트폰 제조사 및 장비업체의 연합기구인 GSMA(Global System for Mobile communication Association)가 주최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이동ㆍ정보통신 산업 전시회다. 대륙의 실력이 된 중국의 고품질 저가폰과 애플의 고기능 아이폰에 눌려 샌드위치 신세였던 우리 IT 기업들이 미래 신성장 동력을 찾은 모습이다. 바로 VR(가상 현실)이다. VR는 평면을 넘어 ‘상하좌우를 모두 비추는 360도’를 의미한다. VR는 현재 포화 상태인 스마트폰 시장의 새로운 돌파구로 주목받는다.

특히 마크 저커버그가 “삼성의 모바일 하드웨어와 페이스북 VR 소프트웨어를 결합해 세계 최고의 차세대 VR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게 유독 눈길을 끈다. 그는 지난 2014년 VR 헤드셋 제조업체인 오큘러스VR를 20억 달러(약 2조1600억 원)나 주고 인수할 정도로 이 분야에 몰두해 왔다. 그런 인물이 삼성에 손을 내민 것이다. 이제 우리 기업들도 선진기술을 따라잡는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에서 신기술을 창조하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진화하는 계기라 평가할만하다. ‘한계를 넘어(Beyond Barriers)’라는 삼성의 구호가 그런 의지를 말해준다.

VR에선 모처럼 민관의 손발도 잘 맞는 모습이다. 정부가 VR산업 육성에 오는 2018년까지 예산 1800억원을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이미 5가지 과제도 선정돼 있다. 글로벌 VR 시장은 매년 30% 이상 성장하는 황금알을 낳는 시장이다. 게임은 물론이고 원격의료, 원격탐사, 제품 설계 등 무궁무진한 비즈니스가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마케츠앤드마케츠는 글로벌 VR시장이 오는 2020년 100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보다 커질 가능성이 더 높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민간기업과 협력해 원천기술 개발부터 글로벌 마케팅 지원까지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고무적이다. 물론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삼성의 기기는 무겁고, LG는 유선이다. 콘텐츠 개발은 아직 걸음마도 떼기 전이다. 새로 열릴 산업 생태계를 겨냥한 한국 IT 기업의 적극적인 도전과 선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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