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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중국자본과 품위잃은 난개발에 멍드는 제주도
천혜의 휴양지이자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자연유산인 제주도가 허울좋은 관광객 유치와 부동산개발을 위해 빗장을 풀었다가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제주도의 공시지가 연간상승률은 19.35%로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전국 평균(4.47%)은 물론, 2위인 세종(12.9%)과도 비교가 되지 않는다. ‘제주에서 살아보기’를 꿈꾸지 않은 한국인이 있을까. 그만큼 제주도는 특별하다. 육지와는 전혀 다른 생태계와 온난한 기후, 한라산과 수많은 오름, 울창한 숲과 깨끗한 바다 등 제주의 매력은 헤아릴수 없다.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과 람사르 습지 등 4개의 국제보호지역을 모두 갖고 있는 전 세계 유일한 지역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런 제주의 아름다움이 오히려 화근이 됐다. 사람들의 욕심에 상처투성이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투자이민제 실시 이후 중국인과 차이나머니가 몰려오면서 제주의 땅값이 들썩이기 시작했다. 정부의 신공항 건설계획과 늘어나는 내국인 이주민, 여기에 투기자본까지 가세했다. 불과 2,3년만에 땅값이 2배 이상 오른 곳이 부지기수다. 그 수혜를 누린 사람도 있겠지만 적지않은 도민들은 ‘제주 땅값이 미쳤다’며 혀를 차는 실정이다.

단지 땅값 폭등만이 문제가 아니다. 정작 제주를 망치는 것은 따로 있다. 한라산 주위 등 주요 관광지와 경관이 뛰어난 곳은 마구잡이로 개발되는 호텔, 콘도, 리조트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중저가 숙박시설과 음식점 등이 줄줄이 들어서고 있다. 민관이 협력해 제주에 걸맞는 고급 휴양시설을 만들어야할 곳이다. 당초 제주에 부동산 투자이민을 허용한 것은 외국인의 거주를 유도해 관광산업을 성장시키겠다는 의도였다. 그러나 지금 제주도를 찾는 중국인들은 지갑을 열지 않는다. 중국인들이 운영하는 여행사와 호텔, 리조트와 식당만 호황이다. 우리 땅 내주고 남 좋은 일만 시키는 꼴이다.

이대로 방치할 수는 없다. 그런 점에서 최근 제주지법이 건축관련 소송에서 환경보존을 우선하는 판결을 잇따라 내린 것은 긍정적이다. 무엇보다 정부와 제주도 당국은 제주의 훼손을 더 이상 방치해선 안된다는 우려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난개발은 없을 것”이라는 자신의 발언에 책임을 져야한다. 이제라도 인허가 과정부터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 품위있고 절제된 개발이 필요하다. 한번 망가진 자연은 결코 되살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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