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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삐풀린 환율①] 위안화 투기세력 국내로 유입됐나…환율 연일 최고치 경신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이 왔어도 봄이 온 것 같지 않다는 뜻을 가진 시 구절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국내외 경제상황을 이렇게 표현했다.

실제 중국 시장 불안, 국제유가 하락,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 북한 리스크 등 연초부터 이어지는 악재 때문에 우리 금융시장에선 봄기운을 좀처럼 느낄 수 없는 상황이다.

외환시장에도 짙은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오전 9시 5분 현재 달러당 1236.8원으로 1240원대를 넘보고 있다.


직전 거래일인 19일 원ㆍ달러 환율 종가는 달러당 1234.4원으로 2010년 6월 11일(1246.1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오전에는 장중 1239.6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원ㆍ달러 환율이 이처럼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면서 시장의 관심은 지금의 고공행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에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환율이 당분간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모간스탠리 등 외국 투자은행을 중심으로 1300원대를 뚫을 것이란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국제금융시장이 불안한 가운데 대북 리스크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면서 “원ㆍ달러 환율이 1200원 밑으로 쉽게 내려오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주요 연구기관들이 내놓은 올해 환율 전망보다 분위기가 더욱 어두워진 것이다.

당초 올해 환율 전망치는 산업연구원 1150원, LG경제연구원 1175원, KDB산업은행 1170원 등 1100원대 중후반이 대다수였다. 한국금융연구원은 1201원을 제시했다.

환율 상승(원화가치 하락) 압력을 가하는 요인들이 해소될 기미를 보이긴커녕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게 주요 원인이다.

미국 금리인상발(發) 위기이나 신흥국 자본유출 등에 따른 불안은 완화됐지만, 유가 추가 하락이나 중국 등 신흥국 경기 둔화, 글로벌 은행의 부실 등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다.

북한 테러 위협이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에 따른 한중 간 긴장 등 정치적 리스크도 고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의 국가 부도 위험을 보여주는 지표인 CDS 프리미엄은 지난 18일 70bp(1bp=0.01%포인트)를 나타냈다.

북핵 이슈가 부각된 11일(83bp)보다는 다소 누그러졌지만, 연초(1월 1일 55bp)보다는 무려 27.3% 오른 것이다.

여기에 글로벌 투기세력도 환율 상승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장보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환율 상승의 원인으로 글로벌 은행ㆍ펀드들의 환매 수요와 중국 투기세력의 국내 전이 등 두 가지 변수를 꼽았다.

그는 “과거에도 중국이 불안하면 한국에서 대리 매도하는 행태가 있어왔다”면서 “중국 정부 대응에 밀려난 중국 위안화와 홍콩달러화 투기 압력이 원화로 전이된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배민근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수출이 막히고 내수도 잘 풀리지 않다 보니 한은의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에 확산됐다”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환율이 더욱 가파르게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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