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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승기)SUV에선 못 느끼는 정통 세단의 맛…2016 혼다 어코드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요즘 세단이 부진한 반면 SUV가 최대 전성기를 맞고 있다. 하지만 SUV가 세단을 따라가지 못하는 부분은 분명 있다. 편안함, 정숙성, 고급감 등은 아직까지 세단이 SUV에 대해 우위를 점한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시승한 혼다의 중형 세단 2016 어코드(3.5 V6)는 세단 특유의 장점이 골고루 베어 있는 모델이었다. 시동을 켜고 주행에 나서면 일단 조용한 엔진음에서 어코드가 왜 혼다의 대표 모델인지 고개가 끄덕여진다. 어코드는 1976년에 출시된 이래 40여년 동안 총 9세대에 거쳐 판매되고 있는 글로벌 베스트셀링카 중 하나다.

엔진음은 저속, 중속, 고속을 가리지 않고 시종일관 정숙성이 유지됐다. 모드를 스포츠로 바꿔도 엔진음이 약간만 커질 뿐 조용한 클래식을 듣거나 작은 목소리로 대화하기에 전혀 지장이 없었다.

더 인상적인 부분은 노면음과 풍절음도 상당 부분 차단된다는 것. 속도 제한이 없는 개방된 도로에서 고속으로 속력을 내도 도로에서 올라오는 소음이나 바람이 스며드는 소리는 상대적으로 다른 브랜드 세단에 비해 적었다.

어코드에는 ANC(Active Noise Control)와 ASC(Active Sound Control)가 적용됐는데 ANC 시스템은 오디오 시스템과는 무관하게 작동해 실내로 유입되는 외부의 소음을 최대한 차단하는 시스템이다. 부밍(Booming) 소음과 역위상의 소리를 스피커를 통해 실시간으로 발생시킴으로써 소음을 저감시킨다. ASC 시스템은 엔진소음을 선형적으로 제어해 한층 정숙하고 쾌적한 주행환경을 만들어 낸다.

차를 타다 보면 의도치 않게 RPM 바늘이 빠른 속도로 움직이며 급가속하거나 급감속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운전의 피로감을 높인다. 어코드는 RPM 바늘이 순간적으로 오르내리는 경우가 적었다. 차가 가속페달이나 브레이크를 밟는 힘을 정교하게 인식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코드 3.5 V6는 VCM(Variable Cylinder Management) 기술과 6단 자동변속기가 결합됐다. VCM은 엔진의 실린더 전환을 실현시킨 기술로 고출력, 고배기량임에도 불구하고 정속 주행, 완만한 가속 등 큰 출력을 필요로 하지 않을 경우, 3기통 또는 4기통으로 작동하는 기술이다. 이 때문에 편안한 주행감과 함께 연비 향상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이와 함께 조향 측면에 있어서 장점도 발견됐다. 직진 주행을 할 경우 차 자체가 안정적으로 직진 방향을 유지하는 편이었다. 이덕분에 계속해서 핸들을 조정해야 하는 일명 ‘보타‘의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어코드에는 직선 주행 보조 시스템(Straight Driving Support System)이 도입됐는데 이는 차 전자제어장치(ESP)에서 노면의 기울기 등을 인식해 직선 방향을 유지할 수 있도록지원하는 기능이다. 차체가 왼쪽으로 기울어질 경우 오른쪽으로 무게중심을 이동시켜 직선 주행을 원활케 하는 것이다. 혼다 차로는 처음으로 신형 어코드에 도입됐다.

연비는 무난한 편이었다. 자유로 등에서 크루즈 기능을 켜고 달리니 13㎞/ℓ 이상은 나왔다. 전체 시승거리는 240㎞였는데 최종 연비는 10.8㎞/ℓ로 기록됐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다. 어코드는 상단 7.7인치, 하단 7인치 듀얼 디스플레이를 장착했는데 상단은 오디오, 하단은 내비게이션이 주 기능이다. 하지만 내비게이션을 주로 이용할 경우 하단에 위치한 관계로 정면과 내비게이션 화면을 번갈아 보기에 위치가 불편하다. 차라리 두 디스플레이 위치가 바뀐다면 보다 편리하게 시선을 두면서 운전할 수 있을 것 같다.

선루프가 뒷자리까지 이어지지 않아 개방감이 부족한 면도 있다. 또 기어 스틱을 위아래로 움직이면서 모드를 바꾸는 방식인데 ‘D’에 두고 운전하려고 해도 자꾸 ‘S’로 놓게 된다. 스포츠모드만 버튼식으로 따로 떼어져 나오지 않아 이 같은 불편도 겪을 수 있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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