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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심사평가원, 최근 5년간 고혈압 환자 7.5% 증가-고혈압 환자일수록 허리ㆍ무릎 통증 느낄 확률 낮아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고혈압과 근골격계 질환은 성인인구에게 흔한 병이다. 고혈압은 보통 성인 기준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90mmHg 이상일 때를 일컫는다. 특별한 외부원인이 명확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발생하는 본태성 고혈압은 원인이 명확하지 않고, 전체 고혈압 환자의 90~95% 이상을 차지한다. 대개 유전 경향이 강하며, 소금 섭취량이 많은 지역에서 발생률이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최근 5년간 조사한 고혈압 진료인원 통계에 따르면 고혈압 환자는 2010년 544만3130명에서 지난해 585만4037명으로 약 7.5% 증가했다. 이는 매년 8만2000여명(1.5%)씩 증가하는 수치다.
이 기간 고혈압으로 인한 총 진료비도 2010년 6496억원에서 지난해 7823억원으로 약 20.4%가 증가했다. 이러한 가운데 고혈압일수록 요통과 골관절염으로 인한 무릎 통증에 둔감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JSR) 배영현ㆍ하인혁 원장 연구팀은 국민건강 영양조사(2007년~2009년) 대상자 중 요통 및 골관절염에 대한 설문 참여자 1만7128명(20세 이상)을 고혈압 환자와 정상인으로 나눠 비교했다.
그 결과, 정상인(80~120mmHg)의 요통에 대한 유병율을 1.00로 놓았을 때 고혈압 환자 중 수축기 혈압이 높은 군(140mmHg 이상)과 이완기 혈압이 높은 군(90mmHg 이상)의 유병율은 각각 0.81과 0.73을 나타냈다.
골관절염도 비슷한 양상을 띠었다. 고혈압 환자의 수축기와 이완기 혈압이 높은 군에서의 골관절염 유병율은 각각 0.81과 0.85를 기록했다.
이는 혈압이 높을수록 요통이나 무릎통증을 덜 느낀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성별 및 나이, 사회경제적 요소를 보정한 연구결과에서도 같은 결과를 얻었다. 하지만 고혈압이 오래될수록 혹은 장기간 혈압 약을 먹을수록 고혈압이 통증에 대한 민감도를 떨어트리는 경향이 약해졌다. 이는 혈압약과 고혈압 유병기간이 통증민감도에 영향을 주는 고혈압 관련 기전을 약화시키는 것으로 풀이된다.
연구팀은 고혈압과 요통 및 골관절염 유병율과의 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대상자를 추출한 뒤 단면조사연구(주변여건과 관련요소를 고려 집단과 아닌 집단 간 차이를 밝히는 연구방법)를 분석했다. 또 이를 오즈비(Odds ratio, 집단간 비교를 통해 확률이 얼마나 높은지 나타내는 수치)값을 통해 성별, 나이, 사회문화적 특성(소득수준, 직업, 흡연여부 등)을 조정했다.
하인혁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소장은 “고혈압 환자일수록 요통이나 무릎통증이 덜 느낀다는 결과는 고혈압이 이들 질환에 좋은 영향을 준다는 것은 아니다. 같은 허리 및 무릎에 손상에 있더라도 고혈압 환자일수록 통증 민감도가 떨어져 구조적인 손상이 진행되는 것을 놓칠 수가 있다”며 “고혈압 환자일수록 디스크나 퇴행성 관절염 같은 질환에 대해 통증이 크게 없더라도 정기적인 검진이 필요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임상적 의미”라고 설명했다.
하 소장은 또 “횡단적 연구로 진행된 이번 연구 특성상 고혈압과 통증 민감도에 대한 인과관계의 추론은 불가능하고 연관성만 파악할 수 있다는 제한점이 있다”면서 “다만 고혈압과 통증 민감도 간 정확한 기전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만큼, 민감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신심리학적인 부분까지 고려해서 향후 연구가 수행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th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