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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누리공천戰] 정부는 ‘북핵ㆍ테러 위협’ 말하는데, 당은 막가파식 계파싸움만
[헤럴드경제=이형석ㆍ이슬기 기자] 정부는 연일 북핵과 테러 위협을 강조하는데, 집권여당은 ‘막가파식’ 계파싸움에 골몰하고 있다. 비박과 친박계간에 서로 언성을 높이는 것도 모자라 공식회의석상에서 책상을 치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는 일도 일어났다. 서로 끝장을 볼 것처럼 점점 발언의 수위도 높아갔다. “당이 잘 돌아간다”는 자조도 나왔다.

18일 새누리당의 국회 일정은 김무성 대표의 ‘폭발’로 시작했다. 김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저는 새누리당 대표로 공관위가 당언ㆍ당규에 입법 취지에 벗어나거나 최고위에서 의결된 공천룰 범위 벗어난 행위를 하는 것을 제어할 의무가 있고 앞으로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 “이번 새누리당 공천과정은 과거에 있었던 미운 놈 쳐 내고 자기 사람 심는 공천은 절대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김 대표의 발언에 이어 서청원 최고위원이 바로 말을 받으면서 분위기가 격화됐다. 서 최고위원은 “조금 전에 김 대표가 ‘용납하지 않겠다’라고 이야기하면 안된다”며 “당이 대표 권한으로 움직이는 게 아니다…, 자꾸만 용납하지 않겠다고 하면 성질만 난다”고 말했다.

김무성 대표는 다시 한번 “공관위가 당헌ㆍ당규에서 벗어난 일을 하는 것은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고 말했고, 서 최고위원은 “앞으로도 그런 언행도 분명히 용납하지 않겠다”며 맞섰다.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서청원 최고위원과의 언쟁 끝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박해묵 기자 mook@heraldcorp.com

그러자 김무성 대표는 “회의 그만합시다!”라고 말한 후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회의장을 빠져나왔다.

최고위에 동석했던 김태호 의원은 직후 “당이 잘 돌아간다, 나라가 이 지경에 처했는데 지도부에서 계속 이런 모습 보이다니…”라고 말했다.

접점 없는 양계파간 갈등이 이날 내내 계속돼 절정으로 치닫는 모습이었다. ‘공천전쟁’의 진원지인 공천관리위원회 내부에서도 계파전(戰)이 본격적으로 발발했다. 김 대표의 측근인 황진하 사무총장, 홍문표 제1사무부총장이 먼저 전선을 치고 나서자 이한구 공관위원장도 “또 시작이냐”며 분노를 드러냈다.

홍 사무부총장은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열린 공관위 6차 회의에 참석해 “그동안 있었던 일에 대해 먼저 말하라. 이 위원장이 독단적으로 회의를 운영했고, ‘앞으로는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는데 그 부분에 대해 한 말씀을 하시고 시작하는 것이 좋겠다”며 이 위원장을 압박했다. 지난 16일 이 위원장이 단독으로 벌인 기자회견에 대해 재차 사과 및 재발방지 약속을 요구한 것이다.

홍 사무부총장은 공관위 간부에 임명된 새누리당 내부 인사 중 김 대표의 측근으로 꼽히는 대표적 인물이다. 또 다른 김 대표의 측근인 황 사무총장 역시 홍 사무부총장의 말을 거들며 “이 위원장이 개별적인 말을 하며 많은 분들에게 혼란을 줬다”며 “이 문제는 확실하게 단락을 짓고 넘어가겠다. (기왕에) 유감 표시를 하셨으니…(그에 대해 말해달라)”고 재차 이 위원장을 정면 조준했다.


이 위원장이 “앞으로 가야할 일정이 너무나 빡빡하기에 지나가는 과정에서 하나하나 룰을 정하면서 가는 게 맞다는 생각이다. 굳이 중요한 것은 정하고 가야 한다고 하면 그것도 방법”이라고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자 비박계를 대표하는 공관위원들이 ‘브레이크’를 걸고 나선 셈이다. 이들은 앞서 이 위원장의 단독 기자회견 당시에도 “공관위 의결 사항이 아니”라며 논란 진화의 최전방에 나선 바 있다.

상황이 이처럼 흘러가자 이 위원장 역시 “또 시작이에요?”, “꼭 그렇게 해야 해요?”라고 분노를 드러내며 끝내 재발방지 약속을 거부했다. 이 과정에서 이 위원장과 황 사무총장 사이에는 “말씀하시고 가시죠(황 사무총장)”, “비공개 때 하겠습니다(이 위원장)”라는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또 “공관위의 잘못된 의결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김 대표의 강공에 대해서도 “용납하지 않으면 할 수 없지”라며 시큰둥한 반응을 모여 향후 계파전의 확대 가능성을 높였다.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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