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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왓챠, 방대한 별점데이터 기반 한국 월정액VOD 성장성 확신”
‘넷플릭스’에 도전장…박태훈 프로그램스 대표


“기존 ‘왓챠’ 유저분들의 요청과 응원, 그동안 쌓인 데이터 덕분에 충분히 잘 할 수 있겠다는 용기가 생겼어요.”

‘콘텐츠 공룡’으로 불리는 미국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가 지난 달 한국에 상륙했다. 곧이어 유명 영화 평점 사이트 ‘왓챠’를 운영하는 프로그램스가 ‘왓챠플레이’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시기 상 넷플릭스를 겨냥한 서비스로 보일 수 있지만, 실은 왓챠를 운영하며 생긴 고민의 결과물이었다. 박태훈(30) 프로그램스 대표는 ‘개인화 기술을 통해 문화경험을 극대화’하는 회사의 비전과 왓챠 이용자들의 꾸준한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많은 유저 분들께서 ‘추천받은 영화들을 편하게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주셨어요. 그래서 감상을 제공하는 형태를 늘 고민했는데, 한국 월정액 VOD 시장의 성장성을 높게 판단해 지금과 같은 형태로 론칭하게 됐죠. 현재 VOD 시장은 주로 IPTV를 통해서 1편 씩 구매해 보는 형태가 지배적인데, 저희는 개인화 기술을 기반으로 한 월정액 서비스로 보다 충실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려고 했어요.”

왓챠플레이는 왓챠가 확보한 방대한 데이터에 착안해 출발했다. 왓챠의 가입자 수는 172만 명(지난 해 12월21일 기준), 보유 별점 데이터는 2억3000만 건에 이른다.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와 최대 극장 체인 CGV가 각각 1000만 건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압도적인 수치다. 구글 플레이 영화 부문 1위, 구글 플레이 선정 ‘2014년 최고의 앱 BEST 30’, 앱스토어 선정 ‘메이드인코리아 BEST 15’ 등에 오르기도 했다.

덕분에 왓챠플레이는 정교한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하다. 이용자가 그동안 매긴 별점을 토대로 취향에 맞는 콘텐츠가 선별 돼 전면에 배치된다. 상대적으로 넷플릭스는 이용자가 서비스 내에서 본 콘텐츠를 토대로 추천이 이뤄지기 때문에, 정확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게다가 넷플릭스의 절반 가격(월 4900원)에 풍성한 국산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현재 국내외 배급사와의 콘텐츠 수급 계약을 대부분 마친 상태로, 향후 더욱 강화된 라인업을 기대해볼 만 하다.

축적된 데이터와 운영 경험 덕분에 왓챠플레이 론칭이 순탄했을 것 같지만, 영화 추천 서비스엔 없던 낯선 기능을 구현하는 일이 수월하진 않았다.

“콘텐츠 소싱, 결제, 스트리밍 등 새로운 부분들이 많이 필요할 수밖에 없었죠. 이런 것들을 스타트업이 가진 제한된 자원으로 만들다보니, 부담이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예요. 하지만 월정액 VOD 서비스의 핵심이자 구현 난이도가 가장 높은 추천 알고리즘은, 몇 년 간 왓챠를 개발하며 발전시켜 온 추천 엔진이 있어서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개발할 수 있었죠.”

물론 서비스 초기인 만큼, 미흡한 점도 눈에 띈다. 다양한 콘텐츠 수급에 애쓰고 있지만, 아직은 국산 상업영화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 반면 미국 드라마 마니아들에겐 ‘볼 만한’ 콘텐츠가 부족하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 없어, 현재는 PC에서만 이용이 가능한 점도 아쉬운 부분. 프로그램스 측은 이용자들이 모바일에서도 콘텐츠를 편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기존 서비스인 왓챠 역시 진화를 거듭할 전망이다. 영화와 드라마에 대한 개인화 추천 뿐 아니라, 현재 개발 중인 도서 카테고리도 추가될 예정이다. 이후엔 공연, 전시 등의 분야로도 확장을 고려하고 있다. 

이혜미 기자/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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