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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미술품 위작 파문] “경찰압수 이우환작품 12점 모두 가짜
최명윤 국제미술과학硏 소장
“감정위원 6명 모두 위작결론”
4년전 진품결론 2점도 위작
3개조직이 위작관여 추정
감정평가원 부실감정도 도마에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가 압수 수사 중인 이우환 화백의 작품 12점에 대해 모두 ‘위작’ 결론이 난 것으로 드러났다.

최명윤 국제미술과학연구소 소장(명지대 문화예술대학원 객원교수)는 16일 헤럴드경제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국제미술과학연구소의 ‘과학 감정’을 거친 후 경찰에서 작품 감정을 의뢰한 6명의 감정위원이 지난 1월 중순 공식 ‘안목 감정’을 한 결과 모두 위작인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15일 K옥션에서 열린 정기 겨울경매에서 4억9000만원에 개인 컬렉터에게 낙찰된 1978년작 ‘점으로부터 No. 780217’. 경찰은 올해 1월 초 K옥션으로부터 이 그림을 압수해 감정위원단 6명에게 진위 감정을 맡겼고, 공식 ‘안목 감정’ 결과 위작으로 결론났다.

경찰이 조사한 이우환 작품은 지난해 인사동 K화랑에서 압수한 6점과 K옥션(대표 이상규)으로부터 압수한 1점, 기타 소장자 등 작품 5점까지 총 12점이다. 최 소장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해 말 국제미술과학연구소에 공식 과학 감정을 의뢰했다. 이후 최 소장을 포함한 미술이론가 3명과, 박우홍 한국화랑협회장, 한국화랑협회 감정 이사 2명까지 총 6명의 감정위원단을 꾸려 안목 감정을 거쳤다.

본지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이번에 안목 감정 위원단이 위작 결론을 낸 작품 중에는 지난 2012년 7월 평가원 이름으로 ‘감정결정서’를 발행할 당시 ‘진품’으로 결론 내렸던 작품 2점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012년 당시 감정에는 박우홍 한국화랑협회장, 미술평론가 오광수(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엄중구 한국미술품감정평가원 대표 등 총 9명이 참여했다. 대부분이 국내 유명 ‘화상(畵商)’들이다.

평가원 감정 결과가 4년만에 번복됨에 따라 국내 유일 권위의 미술품 감정 기관인 평가원에 대한 공신력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감정결정서에는 ‘출처가 작가가 확인한 작품과 동일함’이라는 모호한 이유로 진품 결론을 내렸던 것으로 돼 있어 평가원의 부실감정 문제도 함께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최 소장은 “경찰에서 공식 의뢰받은 12점을 조사해보니 캔버스를 인위적으로 노후화했고 나무 액자를 오래된 것처럼 보이도록 색을 칠하는 등 몇 가지 과학 감정만으로 금방 드러날 정도로 형편없이 위조된 것들이었다”고 말했다.

최 소장은 “위조 패턴 등을 분석한 결과 3개 조직이 위작에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경찰이 몇 점을 더 확보하게 될 지 모르겠지만, 작품 수가 많아질수록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위작에 가담했는지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위작 결론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왜 경찰 수사 결과 발표가 지연되고 있는지 의문”이라면서 “지금이라도 소장자들은 작품을 공개적으로 내 놓고 진위 여부를 확실히 가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찰은 최근 몇 년간 이 화백의 가짜 그림이 유통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인사동 K화랑을 포함, K옥션과 한국화랑협회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펼쳤다.

경찰은 지난 1월 중순 본지와의 통화에서 “윤곽이 다 드러난 상태”라고 말했지만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 수사 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김아미 기자/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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