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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포리포트 ①] 운신 폭 제한된 한강신도시…전세난 서민의 미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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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 김포 한강신도시를 보는 시선이 불안하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서울의 전셋값에 치인 서민들이 내집 마련의 꿈을 안고 둥지를 트는 지역이란 평가 속에 아파트 ‘미분양의 무덤’ 중 하나라는 꼬리표도 붙어 있다. 작년 12월 말 기준 경기도 전체의 미분양 물량 2만5935가구 중 김포시는 2708가구를 차지한 걸로 집계된다. 용인ㆍ파주ㆍ화성시에 이어 4위다.

순위상으론 사정이 ‘최악’은 아닐 수 있지만, 한강신도시는 교통망 확충 측면에서 ‘2기 신도시의 동기(同期)’격인 파주ㆍ동탄ㆍ광교 등에 비해 소외돼 있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계획과 경부축의 항시적인 개발 스케줄에서 비껴서 있다. 

김포한강신도시 개요

그럼에도 35만 인구의 김포시를 택하는 이들은 매달 800여명으로 파악된다. 건설사들은 이 지역에 미분양 아파트가 쌓여 있지만, 분양가를 낮출 계획이 없는 걸로 확인됐다. 비자발적 탈(脫)서울을 택할 수밖에 없는 서민의 주거 대안지 중 하나인 김포는 은행 빚을 내서라도 아파트를 구입해 들어갈 만한 곳인가. 그 곳의 현주소와 전망을 짚어본다.

김포 한강신도시의 나이는 올해로 6세다. 2011년 6월 아파트 첫 입주가 시작된 시점을 기준으로 해서다. 2004년 8월 김포한강택지개발지구가 지정된 이후 4년 뒤인 2008년 3월 LH가 신도시 조성공사에 들어갔다. 경부선 권역에 치중된 신도시 개발의 축을 서부권으로 확장한다는 의미가 있었다. 신도시에 포함된 곳을 동(洞)으로 따져보면 장기동ㆍ운양동ㆍ마산동ㆍ구래동이다. 현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땅콩 모양으로 생긴 곳이 한강신도시로, 도시 설계는 쉽지 않았던 걸로 안다”라고 했다.

이 신도시의 입지에 관한 평가는 호의적이지 않다. 서울에서 먼 데다 일산ㆍ인천 검단 등 주변에 택지개발이 너무 많이 돼 있다는 지적이다. 국토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사견임을 전제로 “‘아파트를 어디에 사야 하나’라고 묻는다면 김포는 후순위”라며 “일산, 인천 검단, 서울의 마곡지구에 둘러싸여 운신의 폭이 제한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강신도시 기본구상 때 관여한 인물이다. 

김포한강신도시에 속한 운양동의 모습

지역 선호도에 비해 아파트 공급 물량이 집중됐다는 분석도 있다. 김재언 대우증권 부동산팀장은 “김포는 서울 근처이지만 접근성이 떨어진다. 도로 여건이 개선되고 있지만 아직까진 멀다는 느낌”이라며 “동탄의 경우 서울 접근성이 굉장히 좋아지는데 (김포는) 강남권 출퇴근이 어려운 데도 주택 공급량은 많다”고 했다.

한강신도시 개발을 주도한 LH의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경부축 위주로 도시가 많이 발전했다. 김포가 경부축보다 소외될 수밖에 없는 단점이 있다”면서도 “김포는 신도시 입주에 맞춰 2011년 6월 김포한강로(올림픽대로와 연결되는 도로)를 개통했고, 현재 김포도시철도 공사비도 부담하는 등 여건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입지상의 핸디캡은 그러나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라는 예상을 하는 전문가도 적지 않았다. 특히 미분양 해소 측면에선 긍정적인 전망도 나왔다.

박영수 김포시청 공동주택팀장은 “김포시 전체의 미분양이 2708가구이고, 한강신도시 미분양은 1900가구”라며 “작년 한 해 공급된 게 1만5000가구로 그 중 2708가구가 미분양인데, 이건 작년말부터 대출규제 강화와 미국 금리인상 얘기가 나오면서 매수세가 관망으로 급변한 탓”이라고 했다. 이어 “지역의 입지보다 중요한 건 심리인 것 같다”며 “입지와 상관없이 분양이 잘 되던 위례, 동탄도 고전하고 있다고 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김재언 팀장은 “김포는 선호도와 주택공급량의 미스매치(불일치)가 있지만 택지개발지구 중 나쁜 신도시는 없다. 괜찮은 신도시”라며 “중장기적으론 수도권의 주택보급률이 낮아서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다. 전세난과 주택가격 상승을 못 견디는 신혼부부 등이 김포로 가고 있다”고 했다.

한강신도시에서 분양을 성공적으로 끝낸 한 건설사 임원은 “김포는 교통이 불편하다는 게 가장 큰 단점인데 김포도시철도가 개통되면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도시철도는 한강신도시 맨 서쪽에 있는 구래동에서 시작해 김포공항까지를 지하로 연결(23.63㎞)하는 것으로, 9개의 역이 설치된다. 구래역~김포공항까지 소요시간은 약 28분이다. 열차 2량이 하루 8만800여명을 수송하며, 2018년 11월 개통 예정이다.

김포에서 수 년간 분양업무를 담당했다는 한 건설사 관계자는 “내 경험상 집값은 지하철 공사 공고 계획 발표, 착공, 개통 때 한 번씩 오른다”고 말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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