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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합리조트가 총선 변수?…‘인천 독식 vs. 균형발전’ 논란 속 2월말 발표
[헤럴드경제=함영훈 선임기자] 투자활성화 차원에서 국가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복합리조트 사업자 발표가 오는 26일 전후한 시점에 이뤄진다.

‘북한 변수’로 발표 시점이 다소 유동적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2월까지 사업자를 정하겠다”는 정부의 일관된 입장에서 큰 변화가 감지되지 않는 상황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현재 상황으로는, 예정대로 2월말이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지난해 제시한 전국 9곳의 개발가능지역 중 영종도 등 인천이 6곳이나 차지하지만, 지난해 2월 기본계획 발표 이후 세부 응찰 조건이 점차 까다로워지면서, 실제 사업공모에 응한 곳은 인천 2곳, 전남 여수 1곳, 경남 진해 1곳에 그쳤다. 4곳 중에서도 정부 기준을 충족시킨 사업자는 인천에 응모한 2곳 뿐이다.

▶기준 맞춘 인천 응모사업자만 통과?

현재 인천에는 국내업체 파라다이스와 미국업체 리포앤시저스가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를 건설중이거나 착공을 목전에 두고 있는 가운데, 사업자 선전을 보름가량 앞둔 상황에서 두 개 논리가 팽팽하게 맞서 있다.

하나는 ‘정부 요건을 충족한 2곳 모두 인천사업 희망자이고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는 한데 모여 있을 경우 집적 효과가 더욱 크므로 인천에 몰리더라도 정부 기준대로 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와는 반대로 ‘전국 균형발전을 위해 인천은 1곳만 하고, 여수 또는 진해로 분산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부의 공모기준이 점점 까다로워지는 바람에, 처음엔 요건에 맞췄다가 나중에 다소 미달된 점은 어느 정도 ’정상 참작‘해주고 확약서에 맞춰 추후 경영개선책을 추진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미단시티 홍콩 사업자는 인천시 후광 입어

정부 기준을 모두 넘어선 사업자는 서울에서 출발해 영종대교를 건너자 마자 오른편에 있는 영종도 동북쪽 미단시티 개발희망자 1곳과 인천국제공항 서쪽 왕산-을왕해수욕장 인근 제2국제업무지구 입주희망사업자 1곳이다.

미단시티내 복합리조트 설립을 노리는 사업자는 홍콩 카지노 운영업체인 임페리얼 퍼시픽 리조트. 미단시티는 인천시가 인천도시공사를 통해 1조원 가량을 들여 도시기반시설 등 인프라를 조성한 곳이기 때문에 임페리얼 퍼시픽 리조트는 인천시의 후광을 받는 듯한 느낌을 준다.

임페리얼측은 “이미 리포앤시저스 복합리조트가 올 하반기 착공을 예정하고 있는 만큼 추가로 우리가 복합리조트를 짓는다면 홍콩, 마카오, 라스베이거스 처럼 집적화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영종도 제2국제업무지구 복합리조트 조감도
영종도 북동쪽 서울 방향 미단시티 조감도

▶제2국제업무지구 미국사업자는 공항공사와 찰떡 궁합

제2국제업무지구에 복합리조트를 설립하겠다고 응모한 사업자는 미국 동부 최대 카지노 기업인 모히건 선 리조트이다. 모히건 선은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끌어들인 외국인 투자업체이다. 공항공사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것이다.

모히건 선의 입장과 궤를 함께 하는 공항공사측은 영종도의 다각적인 개발과 관련한 첫 청사진인 2007년 정부방침에 보면, 복합리조트의 위치는 인천공항 인접지역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당시 계획상 미단시티는 중국어 자유구역으로, 복합리조트 적합지는 제2국제업무지역으로 잠정결론이 났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공항과 매우 가깝고, 이미 이곳에 파라다이스 시티가 건설 중이므로, 편의성과 리조트 집적에 따른 시너지효과, 환승객 유치를 통한 새로운 캐시카우 형성 효과까지 나타난다는 논리도 덧붙이고 있다.

▶여수 경도, 진해 웅동 기준미달 “구제 기대”

여수와 진해에 각각 응모한 두 개 업체는 정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애태우고 있다.

여수 경도 복합리조트 조성사업 제안서(RFP)를 낸 AOL통상 컨소시엄이 해를 넘기고도 약속한 시일까지 자격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사업 무산설까지 나돈다.

전남개발공사는 복합리조트 조성사업에서 탈락할 경우 기존 투자예정업체들과 함께 카지노 없는 리조트 개발에 나서겠다는 ’플랜B‘까지 짜놓은 상태이다. 그러나 재공모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고 정부 입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진해 웅동지역의 글로벌테마파크 조성을 꿈꾸고 있는 부영그룹 주도의 특수목적법인인 ㈜B.Y.WORLD 역시 사전납입금 5000만달러를 입금하지 못했다.

거제·마산지역의 관광단지와 연계 개발해 경남 관광을 획기적으로 변모시키겠다는 꿈이 꺾일 위기에 놓인 것이다.

여수, 진해 두 컨소시엄 모두 추후 돈 댈 기관,기업의 이름과 서명이 명기된 투자확약서를 제출했다. 이에 대해 문체부가 기준 미달이라면서 난색을 표하고 있는 가운데, 이달 중 전문가로 구성된 사전심사위원회에서 확약서의 효력에 대한 판단이 내려진다. 확약서가 약속 이행에 준하는 효력을 갖는다고 볼 지에 대한 판단 결과는 사업자 선정 발표때 함께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인천 몰아주기땐 총선에 영향” 섣부른 주장도

정부는 지난해 2월 관광인프라, 기업혁신투자 중심의 투자활성화 대책을 발표하면서 관광인프라를 확충하는 방안의 일환으로 신규 복합리조트 설립방안을 내놓았고, 4개월 동안 신규카지노 복합리조트의 성공적인 개발을 위한 콘셉트 제안을 공모한뒤 개발가능지역을 선정했다.

1차 요건 조차 까다로워 사업희망자들이 대거 포기했고, 4곳만 남은 가운데 또다시 ▷투자규모 최소 1조원 이상 ▷미화 5억 달러 이상의 외국인 투자 ▷5000만 달러 이상의 사전납입 ▷2억달러 대출확약 또는 투자확약서 제출 등으로 요건을 강화해 결국 4곳 중 2곳도 마감시한까지 기준에 맞추지 못했다.

인천에 복합리조트가 집중될 경우 총선을 앞두고 남부지방 민심에도 영향을 미칠것이라는 섣부른 분석까지 나오고 있어, 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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