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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절이 바뀌었다]新홍동백서...차례상에 피자, 치킨 올려도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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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기름진 차례 음식으로 배를 채우고, 세배가 끝나고 나면 TV 보는 것 외에 딱히 할 일이 없던 명절에 익숙해져 있다면 최근 바뀌는 세시풍속에 귀가 솔깃할지 모른다. 2010년대 중반을 훌쩍 넘어서는 최근의 명절은 차례상부터 먹거리까지 현대인들의 편의와 실속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제주도 차례상에는 롤케이크나 카스테라(스폰지케이크)가 올라가기도 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얘기다. 벼농사 짓기가 어려워 쌀이 귀하다 보니 잡곡으로 만든 떡을 차례상에 올렸는데, 시대가 지나가면서 떡이 빵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차례상에 조상들이 생전 좋아했던 음식을 올리는 일이 많아졌다. 격식보다 편의성과 더불어 진정한 마음을 전한다는 의미에서다.

본래 차례상에는 금기시 되는 음식들이 있다. 복숭아나 팥 등은 귀신을 쫓는 음식이라고 해서 피하는게 도리였다. 제사상에 올리는 팥시루떡도 겉의 붉은 껍질을 벗겨낸 거피팥으로 만든 흰 시루떡을 쓰곤 했다. 꽁치 등 이름이 ‘~치’로 끝나는 생선도 피해야 했다. 수입 과일은 전통적인 규정에는 정해진 바가 없지만, 이왕이면 우리 농산물을 올리는게 좋다며 피하기도 했다.

그러나 바나나는 이미 차례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과일이 됐다. 오히려 색이 밝고 송이가 많아 상도 정성스레 차린 것처럼 보인다며 선호하기도 한다.

지난해 가을 명절을 맞아 성묘를 다녀왔다는 김모(32)씨는 어머니가 생전에 좋아하셨던 홍시와 더불어 시판 반건조 군고구마, 망고주스 등을 묘소 앞에 차려드렸다. “어머니가 평소 좋아하시는 것들로만 차리고, 집으로 오는 길에 차 안에서 식구들끼리 맛있게 나눠 먹었다”는게 김씨의 전언이다.

차례상을 간소하게, 혹은 조상의 취향대로 차리는 일이 많아지면서 명절에 먹는 음식도 달라졌다.

편의점 CU에 따르면 최근 3년 동안 명절 연휴의 도시락 매출이 2013년에는 18.4%, 2014년에는 24.3%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45.0%나 매출이 올랐다. 도시락과 더불어 지난해 냉장간편식 매출도 30.2% 올랐고, 맥주(21.9%)와 안주류(25.2%)도 매출이 크게 오른 품목이다.

CU는 명절 귀향을 포기한 1인 가구나 명절에도 일을 해야 하는 싱글족 등 가족과 함께 명절을 보내지 못하는 이들이 주로 명절 연휴에 편의점에서 도시락이나 간편식을 먹는 것으로 분석했다.

편의점 GS25는 아예 명절 음식으로 메뉴를 구성한 ‘명절 도시락’을 오는 12일까지 한시적으로 판매한다. 명절 도시락은 흑미밥에 잡채, 전, 떡갈비, 불고기, 약과 등 명절 음식을 푸짐하게 담은 것으로 지난해 추석에 90.6%나 매출이 올랐던 품목이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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