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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이 나를 따라온다”…에어컨, 한계를 넘다
LG전자 ‘휘센듀얼’ 8년노력 결실
인체감지카메라 장착 맞춤 바람
2개의 토출구 방향 등 자동설정


“24시간 시원한 바람을 원하는 나와 에어컨 한기를 싫어하는 아내, 두 사람이 모두 거실에서 주말 저녁을 보낼 수는 없을까?”

LG전자가 지난 1월 선보인 2016년형 ‘휘센듀얼 에어컨’은 철저한 고객조사로 탄생한 작품이다. 이 에어컨에는 ‘에어컨이 스스로 사람에 맞게 기류와 습도를 조절해줬으면 한다’는 고객들의 요청이 전적으로 반영됐다. 이를 위해 정중앙에 ‘눈’ 역할을 하는 ‘인체감지 카메라’를 장착, 에어컨이 스스로 사람의 형상을 찾아내고 ‘바람이 사람을 따라다니게’ 했다. 

LG전자의 ‘휘센듀얼 에어컨’ 개발에 참여한 한동우 H&A(생활가전) 제어연구소 선임연구원(왼쪽)과 유기봉 가정용에어컨개발실 선임연구원은 “에어컨이 스스로 사람에 맞게 기류를 조절했으면 하는 고객의 요청을 제품개발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실내 에어컨의 ‘직접풍’을 원하지 않는 사람에게 이 에어컨은 무용지물일까? 그렇지 않다. 두 개의 토출구가 달려 같은 공간에서 서로 다른 강도의 바람을 동시에 내보낼 수 있다.

지난 2일 서울 영등포구 LG 트윈타워에서 헤럴드 경제와 만난 LG전자 한동우 H&A(생활가전) 제어연구소 선임연구원과 유기봉 가정용에어컨개발실 선임연구원은 “스마트는 단순하거나 무시할 수 있어야 한다”며 “기존 스마트가 사용자에게 제품을 제어하는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수준이었다면 이번 기능은 사용자 제어없이 에어컨이 알아서 사람에게 맞춤형 바람을 제공하는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의 기능”이라고 제품을 설명했다.

휘센 듀얼 에어컨의 인체감지카메라는 최대 5m거리, 좌우 105도 범위에서 사람의 수, 위치, 활동량을 감지한다. 사람의 형상을 인지하고 ‘맞춤냉방’ ‘절전냉방’ 파워냉방‘ 등 서로 바람의 세기와 방향을 자동으로 설정하는 것.

하지만 거실에는 마네킹이나 스탠딩 전등처럼 사람의 형상을 한 사물도 많다. 때문에 제품 출시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다. 두 연구원은 “사람의 형상을 알아보기 위해서 긴 시간과 학습이 요구된다”며 “인체감지카메라가 사람과 마네킹을 구분하게 하기 위해서 가정ㆍ매장ㆍ실험실 등에서 끊임없이 다양한 환경을 조성해 실험하고 연구해 데이터를 모아 센서에 반영했다”고 말했다.

시행착오도 많았다. 제품 출시를 준비하던 중 일부 매장에서 “손님이 많아지자 카메라가 사람을 인식하지 못한다”고 말해 제품을 들고 매장을 찾아다니며 다양한 고객 상황을 파악해야 했고, LG전자 H&A 제어연구소에 있는 99㎡(30평형) 안팎의 실제 거실과 똑같은 실험실 곳곳을 돌아다니며 카메라가 사람을 알아볼 수 있도록 에어컨 학습을 반복했다. 또한 연구소 내 연구원들이 각 가정에 휘센 듀얼 에어컨을 설치하고, 서로 원하는 바람이 다른 가족들에게 실험을 하는 모험(?)도 감내했다. 유기봉 연구원은 “한기를 싫어하는 아내와 아이들이 이제는 에어컨 박사가 다 됐다”고 웃으며 말했다.

두 연구원은 이런 실패가 쌓여 휘센 듀얼 에어컨은 현재 사람을 가장 잘 알아볼 수 있는 ‘최적의 상태’에 도달했다고 본다. LG전자는 이미 2009년부터 인체감지기능을 적용한 에어컨을 개발해온 만큼 데이터에 대한 자부심도 남다르다. 한동우 연구원은 “헤아릴 수 없을만큼 많은 데이터가 수년 간에 걸쳐 쌓인 결과”라며 “다른 제조사가 단기간에 이 기능을 따라할 수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서지혜 기자/gyelov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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