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아베에 ‘돌직구’ 날린 앵커들…줄줄이 교체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아베 신조(安倍 晋三) 일본 내각의 정책을 비판해온 일본 주요 방송사 뉴스ㆍ시사 프로그램 진행자들이 올봄 교체된다. 방송계에서는 “아베 내각의 항의가 일정 부분 교체의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아사히(朝日)신문은 2일 아베 내각에 비판을 제기해온 유명 앵커들이 각자 맡던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자료=게티이미지]

1993년부터 TV아사히의 메인 뉴스 프로그램인 ‘보도 스테이션’의 진행자 맡아온 후루타치 이치로(古館伊知郞)는 3월말 전격 하차한다. 그는 지난해 8월 ‘아베담화’에 대해 “‘사죄’, ‘반성’, ‘식민지배’, ‘침략’ 이 네 개의 핵심 키워드를 밝히지 않은 채 부정확하고 불명확한 부분이 많아 실망했다”고 꼬집었다. 지난해 9월 성립된 일본 안보법 제ㆍ개정안 11건에 대해서도 강력 비판한 인물이기도 하다. 지난해 후루타치의 프로그램 하차가 결정되면서 아베 정권이 후루타치를 몰아세웠다는 소문이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에 일파만파로 퍼졌다.

TBS 간판 뉴스 프로그램인 ‘뉴스 23’의 앵커 기시이 시게타다(岸井成格)도 하차한다. 기시이는 특정비밀보호법, 안보법 등 아베 정권이 강행처리한 법률문제를 정면으로 비판해왔다.

NHK 시사 프로그램 ‘클로즈업 현대’의 구니야 히로코(國谷裕子)도 1993년부터 맡아온 진행을 끝내고 3월말 하차한다. 구니야는 2014년 7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을 게스트로 불러놓고 “일본이 전쟁에 휘말리는 것 아니야”, “헌법 해석이 이렇게 쉽게 변경해도 되느냐” 등 ‘돌직구’를 날리기도 했다. 이에 스가 관방장관은 NHK 제작진에 강하게 항의, NHK 회장이 사죄한 사실을 일본 주간지고 보도했다.

세 방송인 모두 아베 정권의 압력에 의해 물러난 것은 아니지만, 아베 내각과의 긴장상태가 “‘일부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고 익명의 방송관계자는 아사히에 밝혔다.

스나카와 히로요시(砂川浩慶) 릿쿄(立敎)대 준교수도 아사히에 “(간판 뉴스 진행자들의) 교체시기가 겹친 것은 유연일 가능성이 높지만 시청자 입장에서 정권에 비판적인 진행자가 밀려 나가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munja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