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씨는 지난해 9월4일 오후 9시께 서울 강동구의 한 아파트 산책로에서 애완견을 산책시키다 마주 걸어오던 A(71) 씨와 다툼을 벌였다.
A 씨가 자신에게 다가온 강아지를 발로 찰 듯 떼어내고는 “강아지가 내 다리를 스쳤다”고 항의하자, 김 씨가 “왜 내 애완견을 발로 차려 하느냐”고 따지면서였다.
말다툼 끝에 김 씨는 A씨에게 주먹을 날렸고, 그 충격에 A 씨는 그대로 뒤로 넘어지며 머리를 심하게 다쳤다.
김 씨는 A씨를 그대로 두고 달아났다.
쓰러진 A 씨는 행인의 신고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3시간 뒤 숨졌다.
도주한 김 씨는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심리적인 압박을 받고 자수했고, 경찰은 그를 구속해 검찰에 넘겼다.
김 씨는 유가족과 합의하려 했지만 거절당했다.
이후 법원에 A 씨 가족을 상대로 1억원을 공탁했다.
재판부는 “A 씨를 사망하게 했을 뿐만 아니라 A 씨가 쓰러지고 나서 별다른 구호조치 없이 현장을 떠난 점, 유족이 강하게 처벌을 원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김 씨가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면서 자수했고 우발적으로 범행한 점 등을 고려해 집행유예를 선고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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