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사설]‘원샷법’ 재합의 한 더민주, 더 달라져야 살길 보인다
기업활력제고특별법(일명 원샷법)이 우여곡절 끝에 빛을 보게 됐다. 새누리당 원유철ㆍ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원내대표가 28일 밤 늦게 이 법을 포함한 무쟁점 법안을 29일 본회의에서 심의 의결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이다. 여야는 이미 지난 23일 쟁점법안 가운데 원샷법과 북한인권법 처리를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더민주가 당초 합의에 없던 선거법 동시 처리를 요구면서 다시 틀어져 불발 위기에 몰렸다. 4월 총선이 임박해 1월 임시국회가 끝나면 19대 국회는 사실상 파장이다. 쟁점 법안이 아직 많지만 그 일부나마 처리하게 된 것은 다행한 일이다.

물론 본회의 산회 직후 선거구 획정을 위한 ‘2+2’ 회동을 한다는 전제가 있기는 했다. 하지만 더민주가 합의 파기 직전 방향을 선회한 것은 ‘김종인 효과’라 할 수 있다. 더민주는 이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겸 선거대책위원장 체제로 전환됐다. 취임 첫날 김 위원장은 서울 현충원을 찾아 김대중 김영삼 전 대통령 묘역은 물론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도 참배했다. 출발부터 이전 문재인 시절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실제 더민주가 바뀌고 있는 건 분명해 보인다. 무엇보다 김 위원장은 ‘문제를 제기하는 정당이 아니라 해결하는 정당’을 표방하고 있다는 점이 그렇다. 그는 30년 전 운동권의 낡은 이념과 행동을 버려야 더민주가 살 수 있다는 점을 수시로 강조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들이 따라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념과 투쟁이 아니라 합리와 타협을 중시하는 정당으로 체질을 바꾸겠다는 의도다. 이전 같으면 상상도 할 수 없고, 즉각 강경파들이 거세게 들고 일어날 일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누구도 그 방향에 반론을 제기하지 못하고 있다. 더민주의 원샷법 등에 대한 입장 변화는 이런 당의 흐름과 무관치 않다.

그러나 더민주가 달라졌다는 소리를 들으려면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야당은 국정을 책임지는 한 축으로 정부와 여당의 독주를 견제하고, 수권정당으로서 능력도 인정받아야 한다. 정작 민생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도 냉철하게 살펴야 한다. 합리와 타협을 중시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민생구하기 입법 촉구 1000만명 서명운동’에 하루 평균 6만명 가까이 동참하고 있다고 한다. 최강 한파에도 시민들이 기꺼이 서명에 참여하는 것은 그만큼 상황이 절박하다는 얘기다. 야당은 표류중인 서비스발전기본법 등 나머지 경제 활성화법 처리도 전향적으로 나와야 한다. 그게 총선에서 더 많은 지지표를 얻는 최선의 선거 전략이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