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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포럼]국회의원 vs 월마트 직원-정인호 VC경영연구소 대표
19대 국회가 ‘식물국회’의 표본을 보이고 있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19대 국회 들어 지난 24일까지 발의된 법안은 1만7606건이었다. 이 중 본회의에서 가결한 법안은 7206건으로 전체 발의 법안의 41%에 그쳤다. 미결된 1만400여건의 법안들은 총선이 끝난 이후 19대 국회의 임기 만료일인 내년 5월 29일이 지나면 자동폐기 된다. ‘식물국회’를 넘어 ‘화석국회’로 전락한 것이다. 국민들의 눈총이 따갑다. 무보수 명예직, 무노동 무임금이 설득력을 갖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래도 공천을 놓고 싸우기에 여념이 없다.

왜 이런 결과가 나타난 것일까? 여러 사람이 함께 물건을 옮기고 있는데 왠지 자기만 더 힘을 쓰고 있다는 느낌을 가져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처럼 여러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할 때 자신의 노력을 게을리하는 현상을 사회적 태만(social loafing)이라고 한다.

흥미로운 실험이 있다. 참가자들에게 혼자서 소리를 지르며 손벽을 치게 하도록 하고 그룹을 이루어 같이 하도록 요청했다. 참가자들에게 가능한 한 큰소리를 내라고 주의를 주었지만 사회적 태만의 현상이 나타났다. 혼자일 때보다 인원이 늘어날수록 박수와 함성은 점차 줄어 들었다. 이러한 실험들은 개인이 모여 집단을 이루면 필연적으로 무임승차가 발생하며, 개개인의 노력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19대 국회가 화석국회로 전락한 이유는 이러한 사회적 태만과 무인승차의 영향이 크다.

2014년 온라인 취업 포털 사람인이 기업 750개사를 대상으로 “회사에 무임승차를 하는 직원이 있습니까?”라고 물은 결과, 69.7%가 ‘있다’고 응답했다. 이들이 회사에 끼친 피해로는 직원들의 업무 사기 저하(66.9%, 복수응답)를 첫 번째로 꼽았다. 뒤이어 업무 성과 및 효율성 하락(56.2%), 조직 성장 저해(49.9%), 직원들 간 갈등 조장(49.1%) 순으로 답했다. 이를 금전으로 환산하면 무임승차 직원 1명당 연간 2890만원의 손해를 끼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렇게 무임승차는 전체적인 조직의 분위기를 흐리고 성실한 근로자들의 의욕과 사기를 꺾어 조직을 병들게 한다. 

250만 대구광역시 인구와 맞먹는 회사가 있다. 바로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손꼽히는 월마트다. 27개국에 직원 수 220만 명인 월마트의 직원이라면 ‘나 하나쯤이야’라고 생각하는 무임승차족이 많이 있을 법하다. 월마트는 직원들에게 주인의식을 심어주기 위해 수많은 제도와 상징물을 만드는데 노력했다. 그중 하나가 월마트 본사 로비에 있는 대형 전광판이다. 그 전광판에는 월마트의 주가가 실시간 표시되며, 그 밑에 “내일 우리 회사의 주가는 여러분 손에 달려 있습니다.”라고 써있다. 출근길에 이 글을 보는 직원들의 마음은 어떨까?

국회의원들은 알아야 한다. 국민을 대표하는 사람이 월마트 직원보다 못하다는 사실을, 그리고 국회의원들이 무임승차를 하게 되면 국민 모두가 큰 피해를 본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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