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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난민신청 외국인 사상최대
작년 총 5711명 신청 2배 급증
정치적·종교적 이유 많아
심사 엄격…인정비율은 1.8%그쳐


시리아 내전과 IS 테러 위협 등 지난해 국제 정세가 혼란을 겪은 가운데 국내 난민신청 외국인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반면 난민 인정 비율은 2%를 넘지 않아 엄격한 심사가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법무부에 따르면 작년 한해 동안 외국인 난민신청자는 총 5711명으로 집계됐다. 2014년 2896명보다 2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지난 1994년 난민 통계를 집계한 이래 최대 규모다.


난민 신청 사유별로 보면 ‘정치적 이유’가 1397명으로 가장 많았고 ‘종교적 이유’가 1311명으로 2위를 차지했다. 그밖에 내전(428명), 가족결합(225명), 인종차별(200명) 등의 사유가 뒤를 이었다.

외국인들의 난민신청 급증의 원인으로는 최근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국제 정세가 꼽힌다.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한달에 300여명 꼴이었이던 국내 난민신청자는 5월부터 차츰 늘어나기 시작하더니 6월 561명을 비롯해 10월 578명까지 매달 500~600명에 달할 정도로 늘어났다. 인류역사상 가장 많은 난민이 쏟아져나온 시리아를 포함해 이집트와 파키스탄인 등 중동과 동남아시아 지역의 신청자 비중이 급격히 높아졌다.

법무부 관계자는 “중동과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국제 정세가 혼란해지면서 국내의 난민 신청자가 급증했고 대한민국의 경제 위상이 높아진 점도 주요 원인 중 하나”라며 “외국인 근로자가 취업 기간을 늘리기 위해 막무가내로 신청을 하는 등 신청기준에 해당되지 않는 사람들까지 난민으로 인정받으려는 경우 역시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난민 신청자가 몰렸지만 난민으로 인정된 인원은 105명에 불과했다. 이는 5711명 대비 1.8%에 해당하는 것으로, 지난 1994년 이후 전체 국내 난민인정률인 3.8%보다 더 낮았다. 그동안 국내에서 1만5250명의 외국인이 난민을 신청해 576명이 인정받았다. 작년은 어느 해보다 엄격한 심사가 이뤄졌음을 방증한다.

일본의 경우 한국보다 더 난민 인정에 인색했다. AFP통신은 일본 법무부 발표를 인용해 지난해 총 7586명의 외국인이 일본에서 난민 자격을 신청해 1%가 안 되는 27명이 난민 자격을 취득했다고 보도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세계 평균 난민 인정률은 30%가 넘는다. 유엔은 매년 한국과 일본에 “난민 인정률을 높이라”고 권고하고 있다.

한편 법무부는 난민 신청자 가운데 국내 생활이 어렵거나 딱한 사정이 인정될 경우 난민 전용 시설에서 살도록 주거지원을 하고 있다. 현재 30여명 정도가 주거지원 시설에서 살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난민 인정 요건에는 해당되지 않지만 정치적 이유ㆍ재난 등으로 고국으로 돌아갈 수 없는 사람들의 출국을 유예해주는 ‘인도적 체류자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194명이 선정됐다. 

양대근 기자/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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