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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0원도 카드로 긁는 세상①] 대한민국 긁고 또 긁었다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 #1. 주부 A씨는 1000원 짜리 우유를 살 때도 카드로 계산한다. 현금을 잘 갖고 다니지 않기도 하지만, 카드 사용액을 착실히 쌓아둬야 다음달에 ‘얼마 이상 사용시 혜택’ 같은 카드사 할인을 받을 수 있어서다.

#2. 직장인 B씨는 담배를 살 때 이제는 당당하게(?) 카드로 계산한다. 가격이 4500원으로 오르면서 잔 돈으로 사기에는 너무 비싸졌고, 또 액수가 적어도 다들 왠만하면 카드로 결제하니까 눈치 볼 필요도 없다. 

[사진=게티이미지]

1000원 짜리도 카드로 긁는 세상이 된 덕분일까. 불황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카드 승인 금액 증가율이 3년 만에 두자릿수를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여신금융연구소가 발표한 2015년 카드 승인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카드 승인금액은 636조8100만원으로 전년보다 10.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체감경기지표인 소비자심리지수는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지만 카드 승인 실적만 보면 내수 회복 기미가 완연해 보인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 보면 결제대금 소액화 추세가 카드승인 실적 증가를 이끈 것으로 분석됐다. 승인건수 증가에 비해 건당 결제대금은 감소했다. 적은 액수도 가능하면 카드로 긁었다는 얘기다.

[사진=게티이미지]

▶평균 결제액 처음으로 5만원 이하=지난해 카드 승인 금액은 636조810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58조2300억원(10.1%) 증가했다. 2014년 증가율(6.1%)보다 4.0%포인트 크게 상승하면서 2012년 이후 처음으로 두자릿수를 회복했다. 하루 평균 승인금액은 1조7400억원이다.

여신금융연구소 이효찬 실장은 “지난해 메르스(5~7월)사태에도 불구하고 실적이 나쁘지 않다”면서 “소비자의 패턴 변화나 1~2인가구 증가, 코리아 플랙프라이데이 등으로 인해 편의점ㆍ슈퍼마켓ㆍ백화점 등 유통업종의 카드승인금액이 전년 보다 10.4% 증가하며 전체 카드실적이 양호해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카드 결제금액의 ‘소액화’가 심화되면서 지난해 신용카드 평균결제금액이 처음으로 5만원대에 진입했다. 


카드 승인 건수는 136억8500만건으로 전년대비 15.1% 증가했지만, 평균 결제 금액은 2014년 4만8674원에서 지난해 4만6533원으로 감소해 카드 결제 소액화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카드평균결제금액은 5만9504원으로 전년대비 2.4% 감소하며 5만원대에 진입했다. 체크카드 결제금액은 2만5336원으로 전년대비 5.0% 감소했다.

이는 인터넷거래와 편의점 등 결제금액이 낮은 업종에서의 카드사용 빈도가 높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체크카드의 성장세가 지난해에도 이어졌다.

전체 카드승인금액 중 신용카드의 승인금액은 503조6400억원, 체크카드 승인금액은 131조5000억원으로 체크카드의 비중이 20.6%를 기록했다.


체크카드 승인금액은 2012년 15.8%에서 2013년 17.2%, 2014년 19.6%로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처음으로 20%대를 넘어섰다.

여신협회는 체크카드의 소득공제율이 최대 50%에 달해 승인금액비중이 20%를 초과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체크카드 승인금액 증가율은 2013년 14.4%, 2014년 20.8%에서 지난해 15.8%로 하락했다.

전체 승인건수 중 체크카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27.5%에서 2013년 32.2%, 2014년 35.8%, 지난해 37.9% 등으로 증가세를 이어갔다.


▶인구의 90%가 카드 소지=신용카드 실적 증가는 신용카드 결제 영역이 그만큼 넓어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경제활동 인구 가운데 카드를 소지한 인구 비중은 신용카드가 89%, 직불카드가 96%로 대부분의 사람이 한 장 이상의 카드를 보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신용카드 거부시 가산세 부과, 신고시 포상금 등 제도적으로도 신용카드 사용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덕분이다.

특히 공과금의 카드 납부를 허용하면서 지난해 공과금서비스업종의 카드승인금액은 46조2900억원으로 전년대비 104.6%의 높은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는 국세의 카드납부 한도 폐지 및 카드사별 세금납부 혜택(무이자 할부, 포인트 납부, 캐시백 등) 등으로 현금이 아닌 신용카드를 통한 국세 납부가 매년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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