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지카 바이러스 대유행 ⑦]‘이집트 숲모기’는 전투모기?…낮에도 활발히 활동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지구적 대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는 ‘지카 바이러스’가 오는 8월 열리는 브라질 올림픽을 기점으로 크게 확산될 것이라는 불길한 예상이 힘을 얻고 있다. 브라질은 ‘모기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군부대까지 동원했지만, 방역 능력에 대한 의구심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번 감염 확산의 시작점인 브라질은 23일 기준 소두증 의심 사례가 4180건에 달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지카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이집트숲모기’는 밤은 물론이고 낮에도 활발히 활동해 전세계 많은 방문객들이 밀집하는 올림픽은 폭발적인 전파 시점이 될 수 있다. 한국으로 치자면 군부대에서 이른바 ‘전투모기’라고 부르는 ‘흰줄숲모기’도 매개체가 될 수 있다. 이 모기는 생존력과 흡혈 능력이 강하고 청바지도 뚫고 피를 빠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브라질 당국은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다. 모기 퇴치를 위해 군 병력 22만명을 동원하고, 다음 달 말까지 모든 가구를 방문해 감염 환자를 조사하고 모기 서식 환경을 없애겠다는 계획이다. 또 미국 보건 당국에 공동 조사를 하자고 요청해 지원을 받았고 “기록적으로 짧은 시간에 백신을 개발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올림픽 개최 도시 리우 시 당국은 올림픽이 임박한 오는 4월과 7월에 집중 방역 작업을 벌이고 올림픽 기간에도 모기 서식 환경을 제거하기 위한 단속을 매일 벌이겠다고 밝혔다.

브라질올림픽위의 의료 책임자인 주앙 그란제이루 박사는 “현재 지카 바이러스 확산을 억제하기 위한 여러 조치가 시행되고 있으며, 필요 이상으로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며 “지카 바이러스가 리우 올림픽 진행을 방해할 정도로 위험한 것인지는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올림픽이 열리는 8월은 브라질에서 춥고 건조한 기후가 이어지는 겨울이므로 모기가 대량으로 번식할 수 없다는 것이 이런 주장의 근거다.

그러나 우려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백신이 개발돼 실제로 일반인들에게 접종되기까지는 10년이 넘게 걸린다는 전망이 나오는데다, 마르셀로 카스트로 브라질 보건부 장관도 “이집트 숲 모기는 30년 동안이나 브라질에 있었지만, 모기를 퇴치하지 못했다”며 “이미 지카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패배했다”고 시인했기 때문이다. 상파울루 연방대학의 세우소 그라나투 교수(감염학)는 “방역 작업은 많은 재원을 들여 넓은 지역을 대상으로 이뤄져야 하지만, 인력과 재원이 부족해 어느 정도 효과를 낼지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paq@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