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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족 건강 관리 ③] 자세 나쁜 아이, 척추측만증 위험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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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세와 측만증의 발생과는 상관 없어

- 측만증 환자 중 85~90% 특발성 측만증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자녀가 의자에 삐딱하게 앉아 있으면 대부분의 부모는 “그렇게 앉아 있으면 허리 휜다”며 자세를 바로 하라고 얘기한다. 올해 큰 아들이 중학교에 올라 간 주부 김모(38ㆍ여)씨도 예외가 아니다. 평소 자세가 안 좋으면 측만증이 생길까봐 걱정이 많다. 아들과 함께 정형외과를 찾은 김 씨는 담당 의사에게 “자세를 바르게 하라고 겁을 주세요”라고 부탁했다. 그러자 담당 의사는 뜻밖의 말을 했다 “자세는 아이가 가장 경제적인 자세를 본인이 찾아서 앉아 있는 겁니다. 자세와 측만증의 발생과는 상관이 없어요”라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측만증, 대부분이 특발성으로 원인 몰라=측만증의 원인은 선천성, 특발성, 신경 근육성, 신경 섬유종성ㆍ마르팡(Marfan) 증후군에 동반된 이차성 측만증 등이 있다.

선천성이나 신경 근육성, 이차성 측만증은 그 이름에서 원인을 추정할 수 있다. 전체 측만증 환자 중 85~90%는 특발성 측만증이다. ‘특발성’은 원인 불명, 혹은 불명확하다는 의미이다.

수십년 동안 수많은 의학자들이 이 병의 원인을 연구해 유전성, 호르몬 이상, 신경생리학적 원인, 결합조직의 이상, 생역학적 원인 등의 관련인자를 밝혔지만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척추체의 회전과 갈비뼈의 변형이 동반된 심한 척추측만증

노현민 대전바로세움병원 척추 전문의는“전 세계의 측만증 전문가들이 인정하는 학회 SRS(Scoliosis Research Society)에 따르면 측만증의 유병률은 2% 내외”라며 “장시간 앉아 있는 잘못된 자세나 스마트 폰의 사용으로 인해 이 유병률이 10%까지 급격하게 증가했지만, 측만증의 진단은 반드시 X-레이를 찍어 가장 큰 만곡의 각도가 10도 이상일 때 진단하게 됐다”고 말했다.

척추측만증의 어원은 그리스어 ‘skoliosis(굽다)’에서 기원한다. 환자의 앞에서 봤을 때 옆으로 휜 것을 말하는데, 척추체의 회전이 동반돼 3차원적인 변형이 있다.

20~30도 이상의 중등도 특발성 척추 측만증은 흉곽의 변형을 일으켜 한쪽 가슴이 앞으로 튀어나오고 반대쪽 견갑골이 튀어나오는 증상으로 늦게 발견되기도 한다. 이는 등을 앞으로 구부렸을 때 더 분명해져 가정이나 학교에서 쉽게 할 수 있다.

장시간 학교와 학원에서 앉아 있는 청소년은 허리 근력이 약해져 근육이 쉽게 피로해지면서 요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측만증으로 진단을 받은 청소년도 근력 운동을 하거나 이를 풀어주는 물리치료, 도수치료 등의 간단한 치료로 요통이 해결된다.

정상척추(좌), 등을 앞으로 구부렸을 때 우측 견갑골 부위가 튀어나오는 우측 흉추의 만곡을 포함하는 측만증 척추(우)

▶척추측만증 치료법에 대한 오해=치료에 대해서도 잘못 알려지거나 허황된 치료들이 많이 있다. 10세에서 20세 미만에서 발견된 청소기 측만증은 남녀의 비율이 1대6에 이른다. 사춘기에 접어든 여학생들은 자신의 신체 변형에 대해 어느 누구보다 관심을 커 자칫 잘못된 정보를 접할 여지도 크다.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교정치료의 효과에 의문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교정치료라고 하면 치료받는 환자나 부모는 당연히 변형된 척추가 똑바로 서는 것을 기대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회전까지 동반된 척추체가 피부, 근육이 있는 바깥에서 누르고 당기고 튼다고 원래 모양대로 교정이 되는 것은 아니다.

보조기 치료도 마찬가지다. 수백만원 하는 보조기 치료를 했는데 각도가 더 커져 병원을 찾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보조기 치료는 측만각도를 줄이는 교정치료가 아닌 진행을 막을 목적으로 하는 문자 그대로 ‘보조’적인 치료이다.

보통 성장기에 측만증의 각도도 커지기 때문에 교과서적으로 성장이 2년 이상 남았으면서 측만의 각도가 25~40도 사이에 있는 환자가 보조기 치료의 대상이 된다.

노현민 척추 전문의는 “20도 미만의 만곡을 가진 환자는 단지 ‘관찰’이면 충분하다. ‘관찰’과 ‘방치’라는 말은 다르듯이 관찰은 정기적으로 X-레이를 찍어 유의한 각도의 증가가 있는지, 여자 아이는 초경을 시작했는지, 성장은 얼마나 남아 있는지를 판단해 다른 치료를 병행해야 할지를 결정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관찰’이란 치료가 중요한 것”이라고 조언했다

만곡이 40~45도가 넘어가거나 심각한 시상면상의 불균형(외관상 머리의 위치, 어깨의 불균형, 골반의 불균형의 존재)이 있다면 수술적 치료를 진행해야 변형의 교정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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