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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궁지에 몰린 난민 아동들…“‘난민 감옥’서 꺼내주세요”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지난해 ‘쿠르디 사건’을 통해 인권보호대상으로 부상한 난민들이 ‘통제 대상’으로 전락했다.

27일(현지시간) 태평양 나우루 공화국 난민수용소에서 1년 이상 거주했던 난민 아동들은 CNN방송에 “난민수용소에 갇힌 난민 아동들을 구출해달라”고 호소했다.

호주는 난민보호협약 국가임에도 보트난민을 철조망 감호소에 가두는 지구상의 유일한 국가다. 1990년대 망명 신청자들을 강제구금해온 호주는 2001년부터 나우루와 마누스 등 주변국에 역외 수용소를 설치해망명신청자들을 수용했다. 해상 난민을 절대로 자국 땅에 들이지 않겠다는 뜻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자료=게티이미지]

문제는 수용소 내에 성폭행과 아동학대 등 인권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1년 6개월동안 수용소에 있었다는 미즈바 아흐마드(10)는 CNN과의영상인터뷰에서 “바퀴벌레들 때문에 잠을 못잔다”며 “아파도 도움 요청할 곳이 없다. 나중에 크면 의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현재 수용 중인 10대 난민은 “범죄자 취급을 받고 있다”며 “매일 감시를 받지만 아플 때 정작 필요한 조치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국제 인권단체인 ‘난민행동연대’(RAC)는 지난해 총 20건의 성폭행과 1건의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2월 호주 교도관은 이라크 난민 레자 바라티(23)에 고공농성을 벌였다는 이유로 총구로 머리를 가격하고 발로 차는 등 폭행을 가했다. 철조망이 옆으로 휠 때까지 폭행을 당한 바라티는 결국 사망했다.

지난 16일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호주의 역외 수용시설이 있는 나우루 섬과 파푸아 뉴기니 마누스섬에서 지난해 7월까지 약 1년동안 각각 188건과 55건의 자해 행위가 발생했다.

호주 이민부 자료에 따르면 2015년 11월 기준 나우루 난민수용소에 갇힌 난민은 537명에 달한다.

이 중 68명이 10세 이하의 어린이다. 마누스 섬에는 총 922명의 난민이 격리됐다. 난민들은 보통 짧게는 1년에서 많게는 3년 까지 구금된다.

호주 정부는 나우루 섬 취재를 불허하고 있다. 나우루 섬 수용소 입장 시 기자들은 아무도 취재할 수 없다. 입장할 때도 사진ㆍ영상 촬영, 녹음 등을 하지 않고 모든 소지품을 호주 정부에 제출하겠고 기사화 한다면 사전허락을 받겠다고 서명해야 한다. CNN은 27일 “호주의 조치를 납득할 수 없다”며 “호주 난민수용소의 실태를 폭로하기 위해 이를 보도한다”고 밝혔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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